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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공백에는 '위원회'가 답?

  • 2013.07.02(화) 15:23

SK, 한화 이어 CJ도 위원회 체제 선택

재계에 때아닌 '위원회' 바람이 불고 있다. 재계 순위 3위인 SK에 이어 10위인 한화, 14위인 CJ까지 위원회 형태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들 그룹은 총수들의 공백을 원로나 전문경영인이 참여하는 위원회 체제로 메우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같은 경영체제는 중장기적인 의사결정에는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야말로 임시방편인 셈이다.

 

CJ그룹은 2일 그룹내 주요 의사결정을 위해 5인의 경영진으로 구성된 '그룹 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재현 회장의 구속에 따라 장기간 경영공백이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지난 2월 최태원 회장의 공백에 따라 비상경영체제를 가동시켰다. 그룹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비롯해 6개 위원회를 만들었다.

 

전문경영인인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고,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각 위원회를 구성하는 형태다. 김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방중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석하는 등 그룹을 대표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4월말 비상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룹내 원로인 김연배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 홍원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금융과 제조, 서비스부문을 맡고 있다.

 

김연배 부회장은 최근 중국, 말레이시아 태양광 사업 현장을 둘러보는 등 김승연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CJ그룹 역시 SK·한화그룹과 비슷한 형태다. 다만 SK와 한화에는 그룹내 원로와 전문경영인이 주류를 이룬 반면 CJ그룹이 가동시킨 경영위원회는 오너그룹이 참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CJ그룹의 경영위원회는 손경식 회장을 위원장으로 이미경 CJ E&M 부회장 등 오너그룹, 이채욱 CJ대한통운 사장, 이관훈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 등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다.

 

결과적으로 오너그룹이 주도하는 위원회가 그룹내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가 됐다. 당초 오너그룹인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체제의 한계로 지적되던 부분들을 위원회라는 형식을 빌어 보완한 셈이다.

 

CJ그룹이 이날 경영위원회의 중요심의사항으로 '그룹의 경영안정과 중장기발전전략'이라는 부분을 넣은 것도 SK나 한화그룹의 위원회 체제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가동중인 위원회들이 자율적인 결정이라기 보다 그룹 총수의 공백에 따른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임시적인 위원회 체제에서 그룹의 중장기적인 목표 등을 수립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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