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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없이도..네이버 '앱 장터' 소리없이 강하다

  • 2014.10.29(수) 11:36

구글폰 직접 진입 막혀도 2년만에 1600만 다운
후발주자로 약진..개발사 껴안는 상생정책 효과

애플과 달리 '모바일 생태계' 개방성을 내세우는 구글도 앱스토어(앱을 사고파는 시장) 만큼은 깐깐하게 군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폰에 자사 앱스토어 '플레이 스토어'를 기본으로 심어 놓지만 타사의 플랫폼 입점은 정책적으로 막고 있다.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들은 그나마 '끼워 팔기' 방식으로 발을 들여놓고 있지만, 인터넷 기반 네이버는 끼어들 여지가 크게 제한돼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서비스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앱스토어 사업을 하는 네이버가 구글의 '등쌀(?)'에도 소리없이 약진하고 있다.  불리한 환경이지만 개발자와 이용자를 껴안는 정책으로 세력을 점차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2012년 6월 오픈한 '네이버 앱스토어'는 지난 7월말 기준으로 누적 다운로드 1600만건을 돌파했다. 누적 기준이라 중복 다운로드까지 포함한 수치다. 구글은 플레이 스토어 누적 수를 별도로 밝히지 않고 있어 이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720만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점유율이 85%(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임을 감안할 때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3162만명이 기본으로 사용하는 앱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대부분이 구글 앱장터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네이버의 이러한 성과는 의미가 있다. 특히 구글의 '외부 앱장터 입점 불가' 정책이라는 불리한 환경에서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글은 플레이 스토어 내에 네이버 앱스토어 같은 외부 앱 장터의 입점을 막고 있다. 앱을 사고파는 플랫폼인 앱 장터에 경쟁 서비스가 못 들어오게 울타리를 세워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T스토어), KT(올레 마켓), LG유플러스(U+스토어), 삼성전자(삼성앱스) 등은 자사 손을 거친 안드로이드폰에 앱 장터를 기본 탑재하는 방식으로 발을 들여놓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오로지 사용자 입소문에 의지해 앱스토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만큼 일반 이용자가 설치해 사용하기까지 제약이 따른다. 실제로 네이버 앱스토어를 설치하려면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해당 파일을 다운 받아야 하고, 이후 설정에서 '알 수 없는 출처'를 허용하는 등 10여 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겨우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가 앱스토어로 그나마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수수료 혜택이나 개발자 우선 정책 등이 알려지면서 이용자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대부분 앱 장터가 7대 3 비율의 수익 배분 정책을 적용하고 있으나, 네이버는 개발자 몫을 더 늘려 8대 2로 나누고 있다. 아울러 앱 매출 20% 가운데 절반인 10%는 사용자에게 마일리지 형태로 되돌려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8(개발사)대 1(네이버)대 1(이용자)의 배분 구조를 갖춘 것이다.

 

중소 개발사에 시험판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한다거나 매주 금요일에 유료 앱을 이용자에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도 병행하고 있다. 상생 정책으로 개발사를 껴안는 시도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특히 앱 장터의 인기 카테고리인 게임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네이버 모바일 메인 페이지에 게임 앱을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어 중소 개발사에 홍보·마케팅 채널을 터주는가 하면 개발사와 직접적인 교류도 하고 있다. 내달 부산에서 열리는 게임쇼 '지스타'에 부스를 마련해 참석, 개발사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네이버가 앱 장터에 공을 들이는 것은 모바일 시대를 맞아 앱 생태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PC 기반 인터넷에서 검색 포털을 무기로 국내에서 독주해 왔으나 모바일 영역에선 메신저 '카카오톡'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어 큰 기대를 걸지 못하는 형편이다.

 

김준영 네이버 게임&앱스토어 실장은 앱스토어를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모바일 앱 생태계가 중요해짐에 따라 앱 생태계를 키워 이용자에게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단순히 콘텐츠와 사용자를 늘리기보다 사용자와 개발사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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