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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활성화..`요즈마펀드보다 모태펀드가 낫다`

  • 2013.07.03(수) 15:11

자본시장硏, 창조경제엔 국내 모태펀드가 더 적합
이스라엘 요즈마펀드의 획기적 인센티브 방식은 배워야

‘창조경제엔 이스라엘 요즈마펀드 보다 국산 모태펀드가 낫다’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의 롤모델인 이스라엘 요즈마펀드가 국내 실정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신 건전한 벤처 생태계를 위해서는 국내 모태펀드를 강화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는 주장이다.

박근혜 정부가 최근 요즈마펀드를 벤치마킹한 성장사다리펀드(가칭)를 연내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한국벤처투자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활성화 방안으로 모태펀드 역할 강화론이 제기됐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창조경제 시기와 맞물려 이스라엘 요즈마펀드가 부각되고 있다”며 “하지만 요즈마펀드는 국내에 왜곡돼 전달된 부분이 많다”며 요즈마펀드의  장점을 선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우선 요즈마펀드가 도입됐던 시기와 환경이 현재 국내 실정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벤처캐피탈에 자금을 대기 위해 요즈마펀드를 설립했을 때는 1993년이다. 당시는 글로벌 벤처붐이 형성될 때다. 요즈마펀드의 목표는 벤처가 전무한 상황에서 벤처캐피탈 시장을 새롭게 육성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내는 이미 벤처캐피탈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2005년에 도입된 모태펀드가 안정적으로 재원을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태펀드는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보다 개별펀드에 출자해 투자위험을 감소시킨 ‘펀드를 위한 펀드’(fund of funds)로 불린다. 이성복 연구위원은 “이스라엘이 2005년에 요즈마펀드를 도입했다면 성공할수 있었을까?”라며 의문을 던졌다.

두 펀드는 운용방식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모태펀드는 ‘안정적 재원 공급’을 목표로 30년간 투자회수된 재원을 재투자하는 간접투자방식이라면, 요즈마펀드는 ‘새로운 벤처캐피탈 시장 육성’을 목표로 5년간 1회 투자하는 간접 및 직접투자 방식을 취하고 있다. 모태펀드가 국내 벤처 생태계의 안정적 재원을 공급하며 ‘도덕적 해이’ 요소를 대거 해소시켰지만, 요즈마펀드는 장기적 관점에서 건강한 벤처생태계 조성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2002~2003년, 2009~2010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0년 초반 벤처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요즈마펀드는 신규자금이 조성이 되지 않는 심각한 침체를 겪었다. 반면 모태펀드는 2009년에도 신규자금이 유입되는 등 도입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요즈마펀드의 획기적 인센티브 방식은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민간이 각각 40%, 60%의 리스크를 부담하되 5년 안에 투자가 성공하면 원금에 이자 5%만 주면, 정부 지분을 살 수 있는 콜 옵션을 민간에 부여했다. 이 제도가 손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투자가들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요즈마펀드의 인센티브 방식은 획기적이었다”며 “성공시 더 보상을 주는 업사이드 인센티브 방식은 요즈마펀드의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벤처캐피탈 시장은 새로운 한국형 요즈마펀드 도입보다 현재의 모태펀드 역할을 강화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창조형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요즈마펀드식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모태펀드가 국내 벤처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요즈마펀드는..

요즈마(Yozma)는 히브리어로 '시작'을 의미한다. 1993년 이스라엘 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요즈마펀드를 만들었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가 성공하면 민간이 정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획기적 인세티브를 도입했다. 1990년대 글로벌 벤처 붐을 타고 세계적인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1998년 정부 지분을 민간에 넘기며, 민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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