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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쇼크 후폭풍]⑧달러의 귀환..아베노믹스 위세 약화

  • 2013.07.03(수) 15:48

QE 축소 논란이후 한달만에 달러-엔 100엔 재돌파
非달러 통화 동반약세..韓 부담 제한·긍정적 요인도

미국 양적완화 축소라는 큰 기류가 시작된 후 외환시장에서는 빠르게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이머징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이들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속도와 비례해 달러화가 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 '왕(king)'의 귀환을 맞이할 준비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이 한달여만에 100엔선을 다시 돌파하며 달러 강세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엔화 약세가 재개된다면 한국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불과 몇달전 기세등등하던 아베노믹스가 부추긴 엔화 약세와는 다른 차원에서 이를 보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달러 강세에 따른 엔화 약세에 대해 덤덤해진 이유다.

 

◇ 강달러 요인 무성..상승기 초입 진입 관측도

 

최근 호주달러는 달러대비 33개월 최저치로 추락했다. 인도 루피와 터키 리라는 사상최저치로 가라앉았다. 뒤집어보면 달러값 급등을 의미한다. WSJ 달러지수는 지난 5월 2년 최고치까지 올랐다.

 

달러 강세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논란 영향이 크다. 양적완화가 야기한 유동성 홍수는 달러 약세를 의미했고 오랫동안 달러는 수면 아래 가라앉아 숨죽이고 있었다. 그러나 달러를 위로 끌어올리는 부력은 일거에 강해졌다. 양적완화 축소 기저에 깔린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 또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근 10년간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저평가가 모처럼만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니젤 옌킨스 페이든&라이젤 외환시장 책임자는 "펀더멘털 상의 가치를 감안할 때 달러는 주요 10개국의 어느 통화보다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도 3일 달러 강세 사이클이 10년 주기로 반복됐는데 현 국면이 10년 휴지기 이후 도래하는 달러강세 초입국면이라는 점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달러 외에 괜찮은 자산이 많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지 않고 있지만 최근 이머징 통화나 상품통화 약세를 감안하면 거르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인다. 최근 ING그룹은 달러 강세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이머징 통화와 광산·금속업체들의 채권 보유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나섰다.

 


[지난 한 달 간 달러-엔 흐름. 출처:NYT]
 
 

◇ 韓 엔저 부담 제한적·원자재價 하락 수혜 가능 


한국의 경우 달러 강세가 주는 영향은 양면성을 지닌다. 우선 최근까지 투자심리를 옥죄던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 악재다.

 

특히 최근 엔화 약세 중 일부는 오는 21일 일본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약세로 이어진 영향도 없진 않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은 이를 전후로 엔화 약세가 가팔라지면서 자동차나 기계, 금속, 철강업종 등의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달러 강세가 전제되면서 엔 약세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옅어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 강세로 빠르게 진행된 원화약세가 수출 경쟁력 회복엔 분명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점에 동의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엔화 약세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달러-엔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엔화의 안전자산 역할을 감안하면, 대외 불확실성이 달러로의 쏠림현상을 제한할 것이란 기대다.

 

달러 강세에 따른 원자재 약세도 한국 경제와 기업실적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금과 은, 구리 등은 정보기술(IT) 기업에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여지가 있다. 삼성증권은 "원자재가격 변동이 제품이나 부품단가로 즉시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대형 IT나 완성차, 건설, 음식료, 제지업종 등이 수익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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