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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手싸움]③과열..2011년 '데자뷔'

  • 2013.07.04(목) 14:07

선진국들 대부분 불필요한 견제행위 제한
과잉경쟁 차단 위한 새로운 방식 설계 필요

일종의 공공재인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분배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경매 방식을 도입해 왔다. 지난 1989년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 OECD 국가 대부분이 경매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 방법이 절차상 투명하고 효율적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낙찰액은 국가 수입으로 연결된다. 

미국에서 1994년 PCS 주파수 경매가 성공적으로 치른 이후, 유럽 등 많은 국가들은 2000년대 초반 IMT-2000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경매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도표출처:이트레이드증권]


독일에선 지난 2010년 5월 4G 주파수 경매를 통해 800MHz 대역 20MHz 폭이 최대 12억 유로에 낙찰됐다. 프랑스에서는 2011년 5월 2.6GHz 대역 경매에서 40MHz 폭이 최대 2억8700만유로에 낙찰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처럼 여러 대역의 주파수를 동시에 경매한 나라도 많다. 영국과 스위스, 아일랜드는 1차로 주파수 총량을 경매하고 2차로 주파수 대역을 결정하는 CCA(Combinatorial Clock Auction)란 방식을 사용했다. 우리처럼 두가지 경매를 혼합하는 방식이다. 독일과 이탈리아 포르투갈은 경매 후 인접 광대역 조정 조건을 넣는 동시다회전경매방식(SMRA)을 채택했다.

유럽 6개국이 사용한 경매 방식의 특징은 정부가 주파수의 효율적 이용을 도모하기 위해 각 사의 인접 대역을 확보해주기 위해 개입했다는 것이다. 각사가 자사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주파수를 사들이거나 상대방의 입찰가를 올리는 등의 전략적 행위를 방지하기도 했다. 정부가 경매 수익을 늘리려 각 사업자의 투자 유인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데 힘을 쏟았다. 반면 우리나라가 채택한 이번 방식은 각 기업의 이권 사이 혼란이 가중되고 경매가 과열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주파수 경매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정부는 지난 2010년에 주파수 경매제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다음 해 8월 경매를 진행했다. 지난 2011년 8월17일부터 29일까지 공휴일을 제외하고 총 9일 동안 진행됐다. 경매 결과 SK텔레콤은 1.8Ghz 대역을 9950억원에 가져갔고, LG유플러스는 2.1Ghz에 혼자 참여해 최저가인 4455억원에 낙찰받았다. KT는 800Mhz 대역을 2610억원에 낙찰받았다.

이때는 경매에 나온 주파수가 너무 적었고, 실질적으로 경매가 이뤄진 LTE용 주파수는 1.8Ghz 대역 하나여서 과열 경쟁을 유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Ghz 대역 경매에는 SK텔레콤과 KT 참여가 막혔고 800Mhz대역 LTE용으로 활용성이 낮아 결국 1.8Ghz 대역 확보 경쟁이 치열했다는 지적이다.

[도표출처:한국투자증권]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매번 경매를 열 때마다 새로운 경매방식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주파수는 대역별로 소비자와 사업자 요구사항이나 시장경쟁 상황, 산업 생태계 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부 정책 방향을 고려해 매번 새롭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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