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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실수에 수백억이'.. 거래소, 파생상품 위험관리 강화

  • 2013.07.08(월) 16:58

지난 1월7일 오후 2시7분. 코스피200 지수선물 3월물 268.20포인트 단일호가에 매수주문 12만계약이 쏟아졌다. 1계약당 1억3000만원, 총 15조원이 넘는 주문이 순식간에 들어온 것이다. 주문을 낸 주체는 한 홍콩계 헤지펀드였고, 주문창구는 KB투자증권였다.

이 거래는 `알고리즘매매` 과정에서 발생했다. 특정 주문처리 알고리즘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그에 따라 자동으로 주문을 체결하는 알고리즘매매에 오류가 생기면서,  268.20에 무한대로 주문이 들어 간 것. 이 헤지펀드는 계속되는 매수 주문을 막을 길이 없어 결국 컴퓨터를 셨다운(폐쇠)했다. 손실은 190억원에 이르렀다.

19일 한국거래소가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위험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 거래 위험관리 강화와 증거금 제도 개선 등 파생상품 시장 업무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하기로 했다. 거래소가 직접 나선 데는 최근 파생상품 시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KTB투자증권도 선물시장에서 7000계약이 넘는 주문 실수로 약 1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봤다.

거래소는 우선 알고리즘거래에 대한 위험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사전신고를 의무화한다. 알고리즘거래 계좌번호, 연락처, 전용프로세스 ID 등을 거래소에 사전 신고해야한다. 거래소가 주문을 일괄 취소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된다. 알고리즘거래 계좌의 주문 착오시 제출한 모든 호가를 한꺼번에 취소하고, 추가적인 호가 접수를 차단하는 '일관취소기능'(Kill Switch)이다.

또 알고리즘거래자의 호가 폭주로 거래소 시스템에 이상이 생기면 접수를 거부하고, 오류로 인한 호가가 반복으로 제출되면 누적호가 수량한도를 제한두기로 했다. 체결율이 낮고 호가건수가 과다한 계좌는 일 100만원의 과다호가부담금을 부과키로 했다.

파생상품 투자자에 대한 증거금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알고리즘거래 사고를 대비해 장중 위험노출액한도를 현행 예탁총액의 10배에서 5배로 축소하기로 했다. 위험노출액한도를 초과하면 주문 접수는 거부된다. 또 사후증거금과 유지증거금으로 이원화된 기관투자자의 증거금 제도를 사후증거금으로 일원화한다.


[8일 거래소가 발표한 파생상품 위험관리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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