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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대책? 상호금융 상가•토지 대출 억제

  • 2014.12.11(목) 11:08

금융당국 “추가 대책 없다”
‘온도 차이 vs 눈치 보기’ 설왕설래

정부가 농협과 수협,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을 중심으로 한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억제 대책을 내놨다. 가계부채 문제에 칼을 빼 든 시늉을 하긴 했으나, 그야말로 미세조정이다. 맛보기용 가계부채 대책인 셈인데, 타깃은 상가와 토지에 집중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어제(10일) 정찬우 부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상호금융 관계기관 합동 ‘제4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상호금융권 가계부채 현안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으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우선 상호금융권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현행처럼 유지하되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수신•대출이 급증한 조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검사를 집중하기로 했다.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액은 지난 9월 말 현재 210조 3000억 원 수준이다. 2008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율도 9월 기준으로 11.3% 은행(6.2%)을 크게 앞선다. 지역 농•축•수협과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의 지난 기준 대출 잔액은 139조 1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8% 늘었다.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대출잔액은 24조 9000억 원, 46조 4000억 원으로 각각 13.5%, 16% 급증했다.

상호금융권의 대출이 전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2007년 말 16.1%에서 지난 9월 말 현재 21.0%까지 커졌다. 대신 예금은행의 비중은 2007년 57.7%에서 50.0%로 낮아졌다.


상호금융권이 지난 8월 초이노믹스로부터 시작한 LTV•DTI 규제비율 일원화로 가계대출이 은행으로 몰리자 LTV•DTI 규제를 받지 않는 상가•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로 확대한 결과다. 금융 당국은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은 대부분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아 위험한 대출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이들 상호금융권의 수신과 대출 증가 속도를 늦춰 대출 여력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수신이나 대출이 급증한 조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하하고 검사를 나가 집중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엔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도 조사해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의 대표격인 상가와 토지 담보대출엔 대출 취급 기준(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사실상 LTV와 같은 효과를 내는 규제를 만들어 대출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기본적으로는 지역별•담보 종류별 경매낙찰가율 등을 고려해 기본한도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경매낙찰가율 범위 내에서 대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들은 상가•토지 담보대출을 할 때 40% 정도의 LTV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70~80%까지 인정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역 및 담보 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경매낙찰가율을 기준으로 하면 은행 수준까지 대출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 가계대출은 아직 문제가 없어 건전성과 부실 위험이 있는 상호금융권만을 타깃으로 대책을 만들었다”며 “추가 가계부채 대책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경제전문가와 연구기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정부의 추가대책이 나올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가계 빚 폭탄 ‘재깍재깍, 금융당국은 문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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