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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그룹신용진단]②빚 갚고도 16兆 남는 삼성

  • 2013.07.09(화) 14:57

지난해 잉여현금 6조 발생…보유 유동성 47조 달해
전자 호실적에 '무차입경영'…모바일 편중 해소 관건

지난해 자산총액 504조원, 재계 1위의 삼성그룹은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다른 그룹들을 압도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룹 전반의 재무 상황을 한 방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강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일부 계열사들이 수익을 덜 내거나 빚이 늘어나도 삼성전자가 휴대폰을 팔아 벌어들인 현금으로 충분히 메워주고도 남는다. 지난해 비금융 계열사(삼성생명·화재보험과 카드·증권 제외)가 낸 영업이익은 3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 남아도는 현금

 

수익성을 바탕으로 현금흐름도 거침이 없다.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4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했음에도 6조원의 잉여현금이 발생했고, 보유 유동성(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전년보다 10조원 늘어 47조원에 달했다.

 

모바일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현금창출력(EBITDA)도 56조원으로 2011년보다 15조원 증가했다. EBITDA는 10대그룹 중 2위인 현대차보다도 3배 넘게 많다. 매년 현금을 만들어내는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룹의 총차입금은 31조원이지만, 풍부한 가용 현금을 제외하고 나면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16조원이다. 다른 그룹들은 대부분 순차입금이 수조원에 달하는데, 삼성은 현금으로 빚을 모두 갚고도 16조원이 남는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역시 각각 61.6%, 10.8%로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채무상환능력과 관련한 모든 지표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내며 다른 그룹과의 비교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 삼성전자로 '올킬'

 

그룹의 재무구조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현금창출력은 45조원으로 그룹 비금융계열사 전체 실적의 80%를 담당했다. 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폰 사업에서 거대 수익을 쓸어 담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의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1조원으로 그룹 전체를 '무차입' 상태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만약 삼성전자가 없었다면 그룹의 순차입금은 5조원으로 치솟는다. 삼성물산(3조5000억원)과 삼성중공업(2조원), 삼성토탈(1조2000억원), 제일모직(1조1000억원) 등에서 까먹은 순차입금만 8조원 가까이 된다.

 

삼성전자가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는 재무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 신용등급은 받지 않고 있지만, 만일 등급을 부여한다면 정부와 같은 수준의 최고등급 AAA는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이미 현대차와 포스코, SK텔레콤, KT 등이 AAA등급을 받고 있는 만큼, 이들보다 뒤처질 이유는 전혀 없다.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에는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제일모직, 호텔신라,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등은 AA급이다. 이들 계열사는 모두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우수하지만,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삼성전자의 든든한 배경이 있어 채무상환능력에 걸림돌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 Credit Point☞ '모바일 편중'

 

최근 삼성전자는 휴대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부문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사업의 영업이익은 2010년 4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9조4000억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그룹 전체 비금융계열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 중 54%에 해당한다.

 

한편으론 모바일 실적만 너무 좋아서 걱정이다. 기술 변화와 업황 변동에 민감한 모바일 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자칫 경쟁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할 경우 그룹 전반의 실적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에 편중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화학 부문의 업황 회복 여부도 관건이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석유화학과 조선업황이 부진하다. 삼성중공업과 삼성토탈, 삼성석유화학 등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는 데는 글로벌 경기회복 시점까지 중화학부문의 차입금 규모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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