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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표 조작` 불신감, 경제 둔화와 만나면?

  • 2013.07.10(수) 16:50

지표 발표 중단..조작 우려 확산
6월 수출 급감, 기존 거품 되돌림 추정

최근 중국은 `불리해` 보이는 지표 항목은 아예 발표에서 배제했다. 지난해에는 가장 믿을 만한 지표인 전력사용량을 조작했다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의 경제지표 조작에 대한 논란은 수 년전부터 있어 왔다. 최근 경제지표 둔화가 겹치며 `중국이 이를 숨기기 위해 지표를 조작하는 강도를 높일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기존에 부풀려졌던 지표들이 되돌림할 경우 충격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계다.  날로 악화되는 지표보다 현실은 더욱 안좋을 수 있다는 심리가 더 불안하게 만든다.  

 

◇ 일부 지표 세부항목 발표 중단


지난 5일 중국 물류구매연합회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개별 산업 PMI 공표를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들은 조사 대상 기업을 3배이상 늘었고 산업 역시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집계돼 물리적인 시간의 한계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달초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매번 발표해 오던 세부항목 일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수출주문지수와 수입, 구매량 지수 등이 누락된 것이다.  정부는 어떤 이유도 제시하지 않았고 지난 주말 정부 관계자는 소화해야할 정보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말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요 경제지표 항목이 빠진 것은 정부가 규제하고자 하는 그림자 금융 등으로부터 나온 과잉생산 부분을 줄이기 위해 지표를 평소보다 무뎌진 수준에서 발표했다고 판단했다. 

 

신영증권은 10일 "8월 초 발표되는 7월 제조업구매자물가지수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예상치 부합이나 하회여부보다 개별 산업지표와 세부항목 지표가 발표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 中 전력데이터도 조작?..믿을 게 없다

 

지난해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기업들과 서방국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당국이 경제 부진 상황을 숨기기 위해 경제 지표를 왜곡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중국 지표에 대한 신뢰는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전력생산과 소비와 관련된 지표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했다.

 

전력 관련 지표들은 그나마 중국의 경제활동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져 왔으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를 항시 주시했다. 템플턴자산운용의 마크 모비우스 역시 중국의 전력생산을 들어 경제 활동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위키리스크스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총리가 되기 한참 전인 2007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지표는 인위적으로 믿을 수 없다며 그나마 믿을 만한 지표 중 하나로 전력소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전력발전 만큼은 증가하면서 의구심을 키웠다. NYT는 중국 당국이 전력 관련 수치까지 과장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강력히 부인했지만 산업중심 지역인 산둥성과 장쑤성 지역의 고위 관계자들은 두 지역의 전력 생산은 물론 소비 또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전력 수요 감소로 발전소들의 석탄 소비도 줄면서 석탄재고 물량도 상당 규모로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 실제 상황 가늠 못해..경기둔화 더 심각?

 

전문가들은 광범위한 지표 조작으로 인해 중국의 실제 상황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부정확한 통계지표로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1~2%포인트가량 과장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이는 중국의 현 경제둔화 상황이 더 심각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지오스트래트의 로버트 하디 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중국이 최근 2년간 수출에서 내수로의 전환을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결코 그 과정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최근 지표 누락 역시 이와 연관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영증권도 "중국의 통계 조작의혹과 경기 둔화의 심각성이 한번 더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발표된 6월 수출도 이를 일부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6월 수출은 예상과 달리 전년대비 3.1% 감소하면서 충격을 줬다. 중국 수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전문가들의 예상치(4%대 증가)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다. 

 

준웨이 선 HSBC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대외수요 부진에 대해 과소평가한 것 같다"며 "수입이 두달 연속 위축된 것도 내수가 침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수출 지표가 부진한 것에 대해 정부가 수출기업들에게 사업성과 등을 부풀리지 말 것을 주문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지난 5월 나온 4월 수출의 경우 다른 국가들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조작 가능성이 점쳐진 바 있다. 당시 대만의 4월 대중국 수입은 2.7% 감소했지만 중국의 대만 수출은 49.2%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의문이 제기되자 중국은 수출업체들의 송장 조작 등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개월간 중국 수출 증가율이 5%포인트 가량 부풀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수출에서 이 같은 부분이 일부 되돌림했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해 보인다.

 


[중국의 수출증감율(출처:블룸버그)]
 

[중국과 한국, 대만의 수출 추이.
한국, 대만과 달리 중국은 수출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일부에서는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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