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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링카' 쏘나타의 불편한 진실

  • 2015.01.06(화) 07:45

작년 쏘나타 판매량 중 LF쏘나타 57.9%에 불과
LF쏘나타 부진 여파 지속..아슬란도 판매 감소

현대차의 대표 중형 세단 쏘나타가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4년만의 일이다. 그동안은 경기침체 등으로 준중형 세단 아반떼에 밀렸다. 이번 베스셀링카 등극은 쏘나타의 명예회복인 셈이다.

현대차에게 쏘나타의 베스트셀링카 등극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웃지 못하고 있다. 쏘나타의 베스트셀링카 등극 이면에 숨겨진 그늘 때문이다. 작년 야심차게 선보인 LF쏘나타 탓이 크다.

◇ '10만8014대'에 숨겨진 의미

작년 현대차 쏘나타의 판매량은 10만8014대였다. 작년 내수시장에서 판매된 국내 브랜드 차량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연간 기준 베스트셀링카의 판매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선 것은 2년만이다.

10만8014대는 작년 '쏘나타'라는 이름을 가진 모든 차량의 판매대수가 합쳐진 숫자다. 작년 출시한 LF소나타만의 판매대수가 아니다. 10만8014대 중 현대차가 발표한 LF쏘나타의 판매대수는 7만359대다. 여기에는 LF쏘나타 택시가 포함돼 있다.

▲ *7세대 LF쏘나타는 4월부터 본격 출시(4월 이후 판매량에는 YF, YF하이브리드, LF, LF택시(9월부터), LF하이브리드 포함)


10만8014대에는 전세대 모델인 ▲YF쏘나타와 ▲YF쏘나타 하이브리드 ▲LF쏘나타와 ▲최근 출시한 LF쏘나타 하이브리드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5세대 모델인 NF쏘나타 판매대수까지 합산한 결과다.이렇게 되면 작년 단일 모델 최다 판매 모델은 9만6089대가 판매된 기아차의 모닝이다.

작년 LF쏘나타의 판매대수는 LF쏘나타 판매대수에서 LF쏘나타 택시모델을 제외해야 한다. 작년 LF쏘나타 택시 판매 대수는 7808대다. 순수한 LF쏘나타 판매대수는 6만2551대인 셈이다. 작년 전체 쏘나타 판매량의 57.9%에 불과하다.

주로 택시 모델인 6세대 YF쏘나타와 5세대 NF쏘나타의 판매량은 각각 3만988대(YF택시 1만8699대 포함)와 1356대였다. Y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4479대, LF쏘나타 하이브리드는 832대를 기록했다. 결국 작년 쏘나타 판매대수 10만8014대는 '쏘나타 브랜드'의 판매대수였다는 이야기다.

◇ LF쏘나타, 왜 안되나

LF쏘나타의 작년 판매량은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 4월 본격 판매된 이후 5월까지는 월 1만대를 넘어서며 호조를 보였다. 문제는 6월부터였다. 6월 판매대수는 6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후 8월에는 5000대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9월부터는 월 400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작년 12월에 판매대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재고 소진을 위한 '밀어내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상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 출시 이후 약 3개월간을 '신차 효과'기간으로 본다. 하지만 LF쏘나타는 3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거의 반토막이 났다.

 

현대차에서는 LF쏘나타의 부진 이유를 트렌드 변화 때문으로 보고 있다. 레저 붐이 불면서 중형차를 원하는 소비자들보다 SUV를 원하는 소비자가 더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LF소나타는 트렌드 변화시기에 출시된 차량이어서 그만큼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다.

 

▲ 7세대 LF쏘나타는 출시 직후 두 달 여동안은 순항했다. 하지만 신차효과를 보기도 전에 월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현재는 월 4000대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하지만 쏘나타는 현대차의 대표 중형 세단이자 볼륨 모델이다. 현대차도 LF쏘나타 출시를 기점으로 그동안 수입차에게 내줬던 시장 회복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소비자들이 쏘나타를 외면했다.

소비자들이 쏘나타를 외면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수입차 때문이다. 쏘나타와 비슷한 가격의 수입차들이 대거 시장에 쏟아지면서 '원 오브 뎀'으로 전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쏘나타가 부진한 것은 디자인 측면에서 YF만큼 임팩트가 없는 데다 비슷한 급의 수입차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등장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로서는 굳이 쏘나타를 탈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 깊어지는 현대차의 고민

기대주였던 LF쏘나타의 판매가 부진하자 현대차의 고민은 깊어졌다. 볼륨 모델의 신차를 투입했음에도 내수 시장의 국면 전환을 이루지 못했다. LF쏘나타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의미다.

수입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15%에 육박할만큼 올라가고 있다. 반면 현대차의 작년 내수 시장 점유율은 4월 44.6%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해 9월에는 37.2%까지 하락했다. 현재로서는 기아차까지 합쳐 70%도 위태롭다는 것이 중론이다.

LF쏘나타가 부진하자 현대차는 또 다른 카드를 뽑아들었다. '아슬란'이다. 출시 때부터 수입차를 겨냥했다고 공언할 만큼 현대차가 공들인 모델이다. 아슬란 출시 당시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고객들이 쏘나타와 그랜저를 탄 후에 수입차로 넘어가는 것을 볼 때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 LF쏘나타가 제 역할을 못해주자 현대차는 '아슬란'카드를 빼들었다. 출시때부터 수입차를 겨냥했다고 공언을 했을 만큼 타깃형 전략 모델이다. 하지만 '아슬란'도 LF쏘나타의 전철을 밟고 있다. 출시 첫달인 작년 11월에 1320대를 판매한데 이어 12월에는 992대 판매에 그쳤다. 당초 목표량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수입차가 현대차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주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슬란의 판매 실적도 신통치 않다. 본격 출시 첫달인 작년 11월 1320대를 판매한데 이어 12월에는 992대로 오히려 감소했다.

볼륨 모델도, 수입차를 겨냥한 타깃 모델도 모두 기대에 못미쳤다. 현대차로서는 올해 출시될 예정인 신형 아반떼와 신형 투싼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LF쏘나타 판매 부진의 여파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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