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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 되찾은 동부그룹 논란

  • 2015.01.19(월) 13:36

산업은행, 동부캐피탈 매각 우선협상 대상에 동부화재
동부제철·건설 부실 떠넘기더니 알짜기업만 챙겨 '비판'

동부캐피탈이 결국 동부그룹의 품에 다시 안길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19일 동부캐피탈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으로 동부화재를 선정했다. 동부그룹 입장에선 산업은행에 잠깐 뺏겼던 동부캐피탈을 되찾아오는 셈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와 동부화재에 대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등에 쌓인 수조 원대의 빚은 채권단에 고스란히 떠넘기면서 알짜 계열사만 챙기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 동부캐피탈 새 주인에 동부화재

동부그룹은 지난해 주력 계열사인 동부제철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동부그룹에 대한 대출금 회수를 위해 지난달부터 동부캐피탈 매각을 진행해왔다. 동부제철이 가지고 있던 지분 49.98%와 기타주주 지분 30%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매각 대상이다.

지난 15일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동부화재와 아프로파이낸셜(러시앤캐시) 등 2개사가 참여했고, 더 높은 가격을 써낸 동부화재가 이날 우선협상 대상으로 선정됐다.

양측은 실사를 거쳐 다음 달 중 최종 매각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동부캐피탈은 다시 동부그룹의 품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 동부그룹의 행태 도마

그러면서 김 회장 일가의 이중적인 행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동부제철의 채권단 자율협약에 이어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로 넘어갈 땐 추가 지원을 외면하더니 알짜 계열사 되찾기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김 회장 일가는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화재 지분을 비롯한 추가 담보 제공을 거부해 동부제철을 자율협약으로 내몰았다. 동부건설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부실은 채권단이 떠안았다. 특히 산업은행의 부실은 고스란히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반면 알짜 계열사 챙기기엔 재빠르다. 동부캐피탈은 물론 앞서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달 23일 김 회장은 동부인베스트먼트(DBI)에 1300억 원을 투자해 동부메탈과 동부팜한농 등의 지분을 지켰다.

김 회장은 동부제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도 확보한 상태여서 부실을 털어낸 후 되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김 회장의 장남이자 동부화재의 최대주주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의 경우 지난해 7월에 이어 11월 동부화재 주식 총 125만 주를 차입해 지분율을 오히려 더 높이기도 했다. 차입한 지분은 지난해 12월 모두 반환했다. 

◇ 동부화재 번번이 백기사로 동원

동부그룹 내에서 가장 알짜 기업으로 꼽히는 동부화재는 이 과정에서 번번이 백기사로 동원되고 있다.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덕분에 동부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는 셈이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10월 김 회장이 가지고 있던 동부생명 주식 200만 주를 259억 원에 취득했다. 또 동부건설이 소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토지를 120억 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이 돈은 모두 빚을 갚는 데 쓰였다.

동부캐피탈 인수 역시 같은 연장선이다. 동부화재는 일찌감치 동부캐피탈 인수를 추진해왔다. 수의계약 방식으로 인수하려다 산업은행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동부화재는 사업적 측면만 고려했다는 설명이지만 산업은행에 뺏겼던 동부 계열사를 다시 찾아오는 성격이 강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 일가가 부실에 빠진 제조부문을 털어내고, 금융부문이라고 지키려는 전략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부실은 채권단에 떠넘기고 자신들은 단물만 취하겠다는 행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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