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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한강물 200억 공짜 사용

  • 2015.01.19(월) 15:17

36년간 한강물 공짜로 끌어다 맥주 만들어
회사측 "사용료 면제"..지자체 "담당자 실수"

 

외국계 기업 오비맥주가 지난 36년간 남한강 물로 맥주를 만들면서, 하천수 사용료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 측은 “과거에 사용료를 면제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하천수 사용료가 면제되는 일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이천공장은 지난 1979년 하천 점용허가 및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은 뒤부터 남한강 물을 끌어와 맥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오비맥주가 사용한 작년 취수량은 하루에 1만2000t 가량이다.

국가 자원인 하천수를 사용하면, 사용료를 내야한다. 오비맥주의 경우 충주댐에서 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건설법)에 따라 물 사용료를 내야한다. 하지만 지난 36년간 사용료를 단 한푼도 내지 않았다.

오비맥주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천공장은 과거 충주댐 건설(1986년) 이전에 취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용료를 면제받아 왔다”고 밝혔다. 댐 건설 이전부터 물을 공짜로 사용했기 때문에 댐건설법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댐 건설 이전이라도, 하천법에 따라 사용료를 내고 있다”며 “오비맥주는 어쨌든 사용료를 내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는 각 시군에 사용료 징수를 이임했는데, 해당 시군에서 판단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못 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주시 측은 “담당자의 실수”라며 문제를 인정하고, 최근에서야 사용료를 부과했다. 지난달 오비맥주는 2009~2010년 사용료 12억2000만원 가량을 납부했다. 일년 사용료가 6억1000만원 셈이다. 단순 추산으로 36년간 219억6000만원 가량의 사용료를 내지 않은 셈이다. 2009년 이전 사용료는 소멸시효(5년)가 지나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6) 의원은 “1986년 충주댐 건설 이전이라 할지라도, 기업들이 다 면제된 것은 아니다”며 “지금까지 오비맥주만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어이없는 일이 수십년간 반복돼 왔다”며 “유착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유사한 사례가 없는지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비맥주 측은 “사회 전반적으로 낙후했던 과거 개발연대 시절에 인프라를 구축해 산업용수는 물론 지역민의 생활용수를 무상 공급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공헌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규정에 따라 ‘지역사회 기여를 감안해 물 이용료 면제’ 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었던 개연성 또한 크다”고 해명했다.

 

세계 최대 주류회사 AB인베브는 작년 초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오비맥주는 하이트맥주를 제치고, 현재 맥주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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