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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그룹신용진단]⑤內實 다진 LG의 반격

  • 2013.07.12(금) 18:06

작년 영업현금 15조 창출…순차입금 추월
전자부문 수익성 회복…재무구조 개선 성공

휴대폰 판매 부진으로 재무 부담에 허덕였던 LG그룹이 지난해부터 되살아나고 있다. 그룹 살림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전자 부문이 활력을 되찾으면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냈고, 수년째 늘어나던 빚도 붙잡았다.

 

그룹의 재무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걷잡을 수 없이 내리막을 달렸지만, 최근 내실을 다지며 반격의 채비를 갖춰나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으로 그룹 전체가 진 빚을 갚고도 남을 만큼 재무 구조가 탄탄해졌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2011년은 LG그룹에게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다. 그룹 주력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자연스럽게 차입 부담도 점점 커져갔다. 당시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LG전자의 채무상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에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2009년 9조원이었던 순차입금이 2년 만에 두 배로 늘었고, 영업현금창출력(EBITDA)은 같은 기간 1조7000억원을 깎아 먹었다.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LG그룹은 전자부문 최고경영자(CEO)였던 남용 부회장을 구본준 부회장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신용에 대한 위험이 점차 부각되자 LG전자는 2011년 말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을 휴대폰 사업부문의 연구개발(R&D) 투자에 쏟아부었다. 자본시장의 우려를 부식시키는 동시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초강수였다. 

 

지난해 LG의 바람대로 스마트폰 경쟁력을 찾으면서 전자부문의 수익성을 회복했고, LG그룹의 재무 상태도 전환점을 맞았다. 그룹의 영업현금창출력은 지난해만 15조원으로 전년보다 3조원 늘어난 반면, 순차입금은 14조원으로 2011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룹의 현금성자산은 8조원 넘게 유지하면서 보유 유동성을 풍부하게 가져갔고, 부채비율도 지난해 133%로 전년보다 5%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기존 회사채를 차환하는 과정에서 만기를 대부분 장기화한 결과, 1년 이내 단기성 차입금의 비중이 1/3에 불과했다.

 

◇ 전자-화학 엇갈린 행보

 

LG그룹은 전자와 화학 부문이 80%를 이끌고 있다. 그룹의 모태는 1947년 설립한 락희화학(현 LG화학)이지만,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자산이나 영업현금 창출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대신 전자부문이 그룹 재무구조의 60%를 책임지고 있다.

 

LG화학의 수익성은 전자 부문을 압도한다. 지난해 매출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50조원, 29조원이었지만, LG화학은 23조원에 그쳤다. 반면 LG화학의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으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을 합친 수준이었다.

 

최근 재무 추이는 화학 부문이 더 어둡다. LG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률 8.2%로 전년보다 4.4%포인트 떨어졌고, 영업현금창출력은 연말 기준 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000억원 가량 줄었다. 갚아야 할 순차입금은 1년 전보다 5000억원 늘어난 1조6000억원이었다.

 

반대로 LG전자는 지난해 영업현금창출력이 1조원 가량 늘었고, 순차입금은 3000억원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도 영업현금은 전년보다 두 배 넘게 더 벌었고, 차입금은 다소 낮췄다. 스마트폰과 TV 등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많이 팔아 수익을 내고 빚도 갚았다.

 



◇ Credit Point☞ '모태 화학이 살아야'

 

LG그룹에게 최근의 전자부문의 실적 회복세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줄인 대신 스마트폰과 TV, 디스플레이의 수익성이 뒷받침되면서 올해 재무 전망도 밝은 편이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연속 100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내달 출시되는 '옵티머스G2'로 점유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룹이 성장 동력을 받으려면 지난해 주춤했던 화학부문이 살아나야 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의 저성장기조 등 글로벌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화학 업황이 저조하다"며 "LG화학이 업황 침체를 딛고 실적 반등을 이뤄내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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