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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계家]<7>현대종합금속②돈냄새 본능

  • 2013.07.15(월) 10:34

용접봉 주력…현대중공업그룹과 사업적 유대감
5년평균 영업익 240억…범현대주식도 큰 자산

2003년 8월 현대그룹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갑작스런 작고 이후 부인 현정은(58)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르자  ‘정’씨 가문이 들고 일어났다. 본가 적통을 ‘현’씨가 잇게 둘 수는 없다며 정상영(77) KCC 명예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여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한 사건이었다. 아직도 세인들의 뇌리에 생생한 ‘시숙(媤叔)의 난’이다. 

이듬해 4월까지 진행된 분쟁의 현장에 정몽석(55) 현대종합금속 회장이 있었다. 당연히 숙부의 편에 섰다. 꼭 ‘정’씨라는 점 외에도 거부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듯하다. ‘현대’ 이름을 오롯이 사용하고 있는 데서 볼 수 있듯 범현대가 특히, 현대중공업그룹과는 지금도 긴밀한 사업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과 용접봉

현대종합금속은 고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이 1975년 9월 설립한 ‘서한개발’로 출발했다. 사업 초기에는 금속을 절단하는 데 사용되는 재료인 카바이트를 생산했다. 용접봉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77년 경북 포항에 공장을 지으면서 부터다. 지금은 포항 외에도 경기 이천, 전북 고창에 공장을 두고 용접봉·피복봉·용접재료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브라질 등지에 해외 판매망도 갖추고 있다.


조선과 용접봉. 이 뗄레야 뗄 수 없는 연결고리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성장이 곧 현대종합금속의 성장’이라는 사업적 유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으리란 점을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은 매출처가 다변화돼 있지만 지난해에도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3개 조선사로부터 20%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정도로 끈끈한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현대종합금속은 어느덧 매출(이하 개별기준)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2008년 4380억원에서 2009년 4220억원으로 주춤거리는가 싶더니 2010년을 기점으로 다시 순항하고 있다. 3년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외형이 5640억원으로 불어났다. 곳간은 벌어들인 돈으로 넘쳐난다. 현대종합금속이 최근 5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한 해 평균 240억원이나 된다. 해마다 매출의 5% 가량을 이문으로 남기고 있는 셈이다. 순이익도 평균 230억원에 이른다. 

◇핏줄의 보상

돈 냄새를 잘 맡는 동물적 본능은 현대종합금속이 가지고 있는 또다른 힘이라 할 만 하다. 현대그룹의 ‘시숙의 난’ 당시 KCC와의 동맹은 얼마되지 않아 값진 보상으로 돌아왔다.

현대종합금속은 2003년 7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5%(36만주)를 38억원에 장내에서 사들여 분쟁에 발을 들여놓았다. 현대종합금속은 이 중 절반을 분쟁이 사그라진 2004년 8월 매각했다. 이어 2006년 5월 정몽준(62) 새누리당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대량 매입함으로써 현대그룹에 ‘시동생의 난’이 발발했을 때 다시 잔여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173억원이나 됐다. 그 해 영업이익이 9억원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82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2003년 5월부터 용접봉을 생산하는 동종업체 조선선재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한 때 13%나 되는 지분을 가지고 있던 현대종합금속은 5년 뒤인 2010년 4월 처분해 무려 210억원의 투자수익을 냈다.

현대종합금속은 여전히 많은 주식자산(2012년말 장부가액 2060억원)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현대중공업(1.0%), 현대상사(2.0%), 한라건설, KCC 등의 범현대가 계열사 주식은 알짜 자산이다. 취득원가는 410억원에 불과하지만 장부가치가 2020억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200억원에 사들인 현대중공업 지분은 1840억원이나 된다.

현대종합금속은 2008년말 1090억원이던 총차입금이 지난해말 258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인해 부채비율이 121%에서 157%로 증가함으로써 재무안정성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다. 그만큼 벌이가 좋고, 범현대 계열사 중심의 풍부한 주식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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