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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 없는 돈` 단기 금융상품만 기웃

  • 2013.07.15(월) 15:23

G2쇼크 불확실성 증대..MMF 80조원대로 늘어
단기채펀드로 이동..국내도 단기채 ETF·RP 관심

한 달 전 시장을 뒤흔들었던 G2(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 신용경색) 쇼크는 일단락된 분위기다. 그렇다고 G2  악재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는 이는 없다. 오히려 하반기 내내 시장을 괴롭힐 태세다. 당장 이번주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데 이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렇다보니 G2 쇼크 여파로 이머징 등 고위험 시장을 빠져나간 자금이 당장은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대신 시장 자금은 빠르게 단기 부동화되고 있다. 일단 불안하니 투자보다는 잠깐씩 돌리거나 관망하는 돈이 많아진 것이다. 그만큼 방망이를 짧게 쥐고 가야할 때다. 실제 이를 충족할만한 금융상품에도 관심이 쏠린다.

 

◇ MMF 3개월만에 80조대

 

지난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한결 완화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렇지만 이번주 중국 경제 지표와 버냉키 의장의 연설, 주요 20개국(G20) 회의 등 변수가 줄줄이 대기하면서 선뜻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찾기 힘든 상태다.

 

이를 반영하듯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2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잔고 규모도 82조6440억원을 기록하며 3개월만에 80조원대를 회복했다.

 

MMF는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투자하는 단기금융펀드로 짧은 기간동안 자금을 운용하는데 적합하다. 시장 불확실성으로 시중자금이 갈 곳이 없을 경우 MMF로 몰리기 마련이다.

 

◇ 해외 단기채 펀드로 돈 몰려

 

이 같은 경향은 국내외 펀드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리 상승을 피하기 위해 장기채권을 버리고 단기채권 펀드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 5월 이후 지난주초까지 52억달러의 단기채 펀드를 사들였고 31억달러의 중장기펀드를 팔아치웠다. 전 세계적으로도 86억달러의 돈이 단기채권 펀드로 유입됐고 22억달러가 장기채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장기채 펀드 매도는 대개 금리 상승이 걱정될 때 나타난다. 잔존만기(듀레이션)가 길수록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이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당장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줄어들긴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양적완화 축소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쉽게 돈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뱅가드펀드에 따르면 중장기 ETF에서는 3900만달러가 빠져나가며 6.5% 하락했고 단기채 ETF는 5억56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며 1.4% 하락에 그쳤다.

 

◇ 단기채 ETF·RP 등 단기금융 상품에 기웃

 

국내에서도 단기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모습이다. 채권형 펀드(설정원본+계약금액) 규모가 이달초 270조원대에서 260억원대로 내려앉는 사이 단기금융 펀드의 경우 74조원대에서 82조원대로 급증했다.

 

단기채에 투자하는 단기채 ETF 거래도 꾸준히 늘어나며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인기를 끌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덱스단기채권의 경우 지난달 중순 순자산 총액이 7000억원을 넘어섰고 최근까지 6000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코덱스 단기채 ETF 순자산총액 추이(단위:억원)]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도 인기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기간 후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일부 증권사에서 연 4%선의 이자율로 특판에 나서고 있다.

 

매주 판매액이 100억원 규모가 넘지만 최근 저금리에 더해 불안심리로 자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지면서 특판 RP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 달 초 대우증권에서 판매한 특판 RP만해도 120억원을 모집했지만 선착순 모집이 1초만에 완료됐다. 

 

단기상품으로는 전자단기사채도 주목받고 있다. 1억원 이상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선뜻 사기 쉽진 않지만 큰 손들을 중심으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전자단기사채는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자금을 실물이 아닌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 및 유통하는 상품으로 올해초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 증권사 전기단기사채 담당자는 "만기가 대부분 3개월정도로 짧다보니 금리가 불안할 때 단기자금으로 운용하기 좋다"며 "단위가 1억원 이상이긴 하지만 과거 기업어음(CP)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자산가들 위주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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