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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제로’ 동오레저의 존재이유

  • 2013.07.16(화) 10:39

이병만 회장 아들 용진씨 지분 56%로 최대주주
동오레저, 주력 경농 28% 보유…승계기반 탄탄

중견 동오그룹 계열사 동오레저의 존재 이유가 이채로움을 주고 있다. 수년간 매출은 단 한 푼 없으면서도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그 어떤 다른 계열사보다 위세가 당당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병만(63) 회장 아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존재하는 계열사에 다름 아니다.

16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동오레저는 최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2012사업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도 매출액 ‘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5년(감사보고서 기준) 이후 8년간 ‘매출 제로’ 행진을 이어갔다. 동오레저는 1995년 설립 이래 스키관련 장비 및 의류 수입판매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일찌감치 관련 사업을 접었음을 엿볼 수 있다.

매출이 없다보니 당연히 영업손실이 날 수 밖에 없다. 동오레저는 지난해 5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냈다. 반면 순이익은 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10억원의 유형자산처분이익 외에도 8억원 가량 배당금이 한 몫했다. 매출이 전혀 없는 사실상 휴면법인이 수익을 내는 것은 이처럼 동오그룹의 주력사인 경농이 주는 배당수익을 주수입원으로 하는 수익구조를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2005년 이후 수억원 남짓의 흑자 흐름은 계속돼 올해 3월말 현재 이익잉여금이 36억원 쌓여있다.

바꿔 말하면 외형은 보잘 것 없는 동오레저가 동오그룹 지배구조에서 무시못할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동오그룹 이병만 회장의 아들 이용진(28) 조비 상무의 후계 승계를 위한 기반 조성 성격이 짙다. 동오레저의 최대주주가 이 상무로서 지분 56%를 소유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이 외에 이 회장의 두 딸 이재연(35) 씨와 이승연(32) 경농 부사장이 각각 25%, 19%를 가지고 있다. 이 회장 자녀들이 지분 100%를 전량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동오그룹은 국내 농약시장 상위업체인 경농과 비료업체 조비, 동오레저, 글로벌아그로, 탑프레쉬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동오레저(210억원)는 총자산 기준으로 경농(3300억원)의 15분의 1도 안된다. 반면 경농의 최대주주가 동오레저다. 현재 28%나 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동오레저는 지난 2000년 6월부터 경농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어 2009년 8월에 가서는 7%를 매입해 지분 24%를 확보함으로써 이 회장을 제치고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당시 지분을 넘긴 매각자가 이 회장(5%)과, 동생 이병구씨(2%), 자형 하영석씨(0.2%) 등이었다.

이 회장이 일찍부터 후계 승계 기반을 조성하는 데 공을 들여온 것을 읽을 수 있다. 이 상무 또한 꾸준히 경농 주식을 사들여 현재 8%가 넘는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동오레저와 이 회장(21%)에 이어 3대주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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