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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톡톡]포스코, 4년간 주식투자로 1조원 날렸다

  • 2015.02.24(화) 11:12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 매년 급증
현대重·동부메탈 등 투자 실패 '후유증'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투자자 포럼'에서 "주가 부진 등에 따른 투자 손실로 4900억원, 지분법 관련 2100억원의 손실 등을 반영하면서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사진 이명근 기자)

 

포스코가 주식투자에 실패하면서 쪽박을 찼다. 지난해에만 현대중공업 등 주식 투자 '실패'로 3697억원을 날렸다. 사업협력, 원재료 공급망 확보 등의 이유로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회복할 수 없을 수준으로 떨어져서다. 포스코가 최근 4년간 주식투자로 입은 손실액은 1조원이 넘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매도가능증권 관련 3697억2300만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매도가능증권은 단기간(1년)에 팔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매각할 수 있는 증권이다. 쉽게 기업이 주식에 투자했다고 보면 된다. 포스코는 매도가능증권으로 현대중공업, 동부메탈 등을 갖고 있다.

매도가능증권에 손상차손이 발생했다는 것은 주가가 회복할 수 없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손상차손으로 발생한 손실을 영업이익 아랫단의 ‘금융비용’으로 처리했다. 지난 한해에만 주식 투자 실패로 3697억원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이 여파로 작년 포스코의 당기순이익은 반 토막 났다.

주식투자 손실은 매년 증가해 포스코를 짓누르고 있다. 2010년 572억원에 머물던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은 2011년(1528억원), 2012년(2242억원), 2013년(2802억원), 2014년(3697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포스코가 지난 4년간 주식투자로만 날린 돈이 1조원이 넘는 셈이다.

 


지난해 손상차손 액수가 가장 컸던 매도가능증권은 현대중공업이다. 작년 한해 현대중공업 주식의 손상차손만 1736억5100만원에 이른다. 포스코가 현대중공업 주식을 매입한 때는 지난 2007년. 당시 포스코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상호지분보유협정을 맺고, 현대중공업 주식 147만7000주(1.94%)를 3435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 파편이 포스코에게도 튀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 가치도 함께 떨어졌다. 포스코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147만7000주의 장부가는 2013년 3796억원에서 2014년 1699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브라질에서 철광석을 캐겠다는 꿈도 깨지고 있다. 지난 2008년 포스코는 브라질 철광석 광산회사 Namisa(Nacional Minerios S.A.) 인수에 6686억원을 투자했다. 일본 철강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설립한 특별목적법인에 대한 투자였다.

그러나 5년이 지나도 뚜렷한 투자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포스코가 보유한 Namisa의 장부가도 2013년 517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Namisa에 대한 886억원의 손상차손이 추가되면서 장부가는 4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현재 포스코는 Namisa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동부메탈 투자에서도 4년여만에 8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포스코는 지난 2010년 말 동부메탈 주식 300만주(10%)를 982억4200만원에 매입했다. 안정적으로 망간합금철을 구매하기 위한 투자였다.

 

하지만 동부메탈은 공장 전기세도 못 낼 정도로 상황이 어려워졌다. 그 탓에 동부메탈 2대 주주 포스코의 지분가치도 급락했다. 포스코가 보유한 동부메탈 지분가치는 2013년 854억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 809억원이 손상차손으로 처리되면서 현재 17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밖에 포스코는 지난해 스틸플라워 47억2000만원, PT. Krakatau Steel 12억5100만원, 유니온스틸 11억500만원, 서울반도체 10억500만원, 디젠스 7억2900만원, 동양네트웍스 6000만원 등의 손상차손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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