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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한동우-조용병 '자산운용' 키워드 통했다

  • 2015.02.24(화) 16:20

신한은행장에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사장
신한사태 중립적인 점도 부각‥후계 1차 완성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결국 중립과 안정을 택했다. 신한금융은 24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새 신한은행장에 조용병 신한BNP파리바 사장을 내정했다.

조 사장은 신한사태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는 중립적인 인물로 꼽히는 동시에 라응찬 전 회장 측근이나 신상훈 전 사장 측근 양측으로부터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게다가 최근 한 회장의 그룹 경영 핵심 키워드인 자산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행장 선임의 가장 큰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자회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하면서 한 회장과 오랫동안 소통을 해왔고, 코드를 맞춰왔다는 점 등이 주목받은 것으로 보인다. ☞ 한동우 회장 키워드에 주목


◇ 신한 사태는 잊자

그룹을 이끄는 한 회장 입장에서 신한사태가 어떤 식으로든 거론되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런 측면에서 조 사장은 한 회장의 그러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카드로 꼽혀 왔다.

신상훈 전 사장 측근으로 분류됐던 전직 한 임원은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업무 능력이나 추진력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신한 내부 직원들의 신망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영업과 전략 및 기획, 글로벌사업 등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업무에서의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자경위도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금융업에 대한 통찰력, 업무 추진력,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조용병 내정자는 1957년 생으로 대전고,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나왔다. 1984년 입행해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을 거쳤다. 임원 승진 후에는 글로벌 사업, 경영지원, 리테일 영업추진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지난 2013년 1월부터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 한 회장의 키워드 '자산운용' 일맥상통

자경위는 조 사장을 내정하면서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자산운용회사 경험과 글로벌 사업 추진 경험이 은행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은행 한 임원은 "행장 선임은 한 회장의 최근 키워드가 무엇인지, 어느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힌트를 줬다. 결국 조용병 사장의 선임은 한 회장의 최근 키워드와도 일치한다는 얘기다.

한 회장은 지난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경영은 결국 고객에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금리라면 어떻게 따듯한 금융을 제공할지, 그리고 신한이라면 미래를 함께하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국 자산운용에 답이 있음을 시사했다. 

조 사장은 자산운용사 CEO를 지내면서 지난 2년여 동안 한 회장과 이런 측면에서 소통을 해 왔고, 코드를 맞춰왔다는 점이 행장 선임의 가장 큰 배경으로 보인다. 앞으로 은행장으로서 이 키워드를 구현해나갈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한 것이다.

◇ 한동우-서진원-조용병..후계 완성?

이로써 신한의 후계는 '한동우-서진원-조용병'구도로 일차적으로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서진원 행장의 병세는 여전히 변수이지만 회복 중이고 한 회장의 그동안의 발언에 비춰볼 때 그룹 경영에 복귀 가능성이 높다. 한 회장은 최근 "당장 복귀는 어렵지만 나중에 그룹에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용병 내정자의 경우는 앞으로 2년간의 임기를 통해 검증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조 내정자가 은행장 업무를 무난히 수행하고 성과를 보여준다면 연임 등의 과정을 거쳐 앞으로 한동우-서진원-조용병의 순으로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행장 후보군에 들었던 58년생 3인방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김형진 지주 부사장 등도 여전히 잠재 후보 군이다. 따라서 조 내정자의 은행장 임기가 끝나는 2년 후 다시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때라면 신한사태의 여진도 끝날 가능성이 높아 진검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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