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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是是非非]①공룡포털, 오해와 진실

  • 2013.07.18(목) 10:55

웹생태계 초토화 주범 몰려
"정보유통 본연의 역할일 뿐"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요즘 '동네북' 신세다. 새 정부와 정치권, 메이저 언론사들이 연일 두들기고 있다. 인터넷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재벌기업 못지않게 '갑(甲)' 행세를 하며 협력사를 울린다는 이유에서다.

NHN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 가운데에는 마땅히 지적받아야 할 부분도 있지만 사실보다 과장되거나 왜곡된 사례도 적잖다. 네이버를 둘러싼 논란을 쟁점별로 알아보고 오해와 진실을 짚어본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규제가 국내 인터넷 생태계를 위해 올바른 것인지도 알아본다.




◇ 문어발식 사업 확장

NHN을 향한 날선 비판 중 하나는 70%가 넘는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을 무기로 사업 영역을 무차별적으로 확장한다는 것이다. NHN은 올 들어서만 9개 계열사를 추가, 현재 52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재벌과 같은 문어발식 확장으로 벤처 기업의 성장 기반을 무너뜨리고 웹 생태계를 고사시킨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외견과는 달리 속을 들여다보면 '재벌가 빵집'과는 다소 성격을 달리하는 게 사실이다. 대기업들이 주력과는 동떨어진 엉뚱한 사업으로 무한팽창을 하는 것과 달리 NHN은 주력인 포털과 게임,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는 일관된 흐름을 보인다. 따라서 NHN이 지금의 성공을 거둔 것은 검색업체 '첫눈', 게임사 '한게임' 등 실력 있는 업체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NHN 또한 인수합병(M&A)은 경쟁력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일 뿐 문어발식 확장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 검색결과 광고만 '주르륵'

네이버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광고가 너무 많아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많다. 네이버는 종종 경쟁업체 구글과 비교된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중고차'를 검색하면 광고가 무려 15개 나오지만 구글에서는 달랑 3개만 보여준다. 구글은 정보를 알리는데 주력하는 반면 네이버는 광고로 돈을 버는데만 급급한 거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는 검색광고 특성을 이해하면 오해가 풀린다. 검색광고는 광고주가 원하는 지역에만 해당 광고를 노출한다. 만약 미국 현지 거주자가 구글영문 사이트에서 '중고차(used car)'란 키워드를 치면 첫페이지에 노출되는 광고 숫자가 11개다. 네이버 못지 않은 것이다. 광고 노출면에서 구글도 네이버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 천정부지로 뛰는 광고비

네이버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광고주들에 이른바 '갑(甲)' 행세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동산 정보의 경우 네이버가 시장을 독점하면서 부동산 중개업소로부터 거센 불만을 받고 있다. 과도하게 광고료 인상을 요구하는 등 중개업소들을 위기에 몰고 있다는 것이다.

검색광고 단가는 광고주들 간의 입찰로 결정된다.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만 광고비가 발생하는 사후 정산 개념이다. 광고 노출 위치도 입찰가와 광고 품질을 모두 고려해 결정된다. 이는 미국의 구글이나 야후, 중국의 바이두 등도 마찬가지다. 결국 검색광고 단가는 광고주들의 자발적인 실시간 입찰 형태로 정해지는 시장 논리가 적용되는 영역이다. 부동산광고의 경우도 특정 지역의 광고 상품만 비싸게 책정될 뿐이지 상당수는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정해진다. 일부는 무료로도 제공된다.

◇ 이해진 의장 5%의 권한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 지분은 4.6%에 불과하다. 그러나 52개 계열사의 경영권을 쥔 최고 실권자다. 재벌 그룹 총수가 1% 남짓 지분으로 그룹을 장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올만 하다. NHN 전반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이 의장이 재벌 총수처럼 황제 경영을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달리 말하면 이 의장의 입지는 주주들의 신뢰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NHN은 오너가 보유한 지분이 적으면 오히려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더 투명하고 나은 성과를 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이해진 의장이 적은 지분으로 지금껏 NHN을 이끄는 것은 주주들로부터 경영 능력이나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NHN을 놓고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운운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 내부 모니터링은 외면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 등에 청소년 음란물이나 마약거래 정보가 유통되는 등 불법행위가 만연하다는 지적이다. 네이버가 검색 트래픽을 늘리는 데에만 급급한 나머지 정작 모니터링이나 자정 활동은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워낙 많은 데이터가 유통되다 보니 현실적으로 모든 불법 요소를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전·사후 모니터링에 신경을 쓰고 있으나 한계는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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