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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호텔왕'이 총지배인을 해고한 이유

  • 2015.03.12(목) 16:19

빌 메리어트·캐시 앤 브라운 著 '어떻게 사람을 이끌 것인가'

“60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낸 나로서는 은퇴 후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빌 메리어트 전(前)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회장의 고백이다. 그는 지난 2011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이렇게 말했다. 반평생 넘게 호텔과 고락을 함께한 그에게 호텔은 인생 전부나 다름없다. 뼛속까지 호텔리어인 셈이다.

 

'호텔업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빌 메리어트의 회고록이 출간됐다. 그는 '어떻게 사람을 이끌 것인가'(Without Reservations)에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성공철학을 ▲사람이 최우선이다 ▲최고를 추구하라 ▲변화를 끌어안으라 ▲정직하게 행동하라 ▲세상을 위해 일하라 등 다섯 가지로 압축해 풀어 놓는다.


빌 메리어트에게 회사는 '내 것'이 아니며 직원들은 '아랫 것들'이 아니다.


그의 리더십은 후임 CEO 선임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후임 CEO로 메리어트가(家)의 핏줄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호텔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성장해 온 안 소렌슨을 선택했다. 자녀 중에는 최고의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와 언론은 갈채를 보냈다. 회사를 진심으로 아끼는 CEO로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라는 평이었다.

 

그의 경영핵심은 '사람'에 있다. 그는 사람경영을 말로만 앞세우며 '겉 따로 속 따로'의 행태를 보이지 않는다. 그는 직원중심 경영을 철저히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메리어트 회장이 지난날 경영성과가 우수한 호텔 총지배인을 해고했던 이유도 '사람이 최우선'이라는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총지배인이 직원을 함부로 대하고 수시로 벌을 주는 행패를 부리자 가차 없이 잘라버린 것이다.


그는 회사가 직원들의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아이디어를 중시할수록 직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 빌 메리어트 전(前)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회장

빌 메리어트는 지독하게 꼼꼼한 리더이기도 하다. '금속 얼음 통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1950년대 중반 트윈브리지스 호텔을 개장하면서 메리어트는 뜻밖의 고민에 빠졌다. 객실에 비치된 1달러짜리 플라스틱 얼음 통이 1년에 수천 개씩 분실되었기 때문이었다. 하룻밤 객실 요금 9달러에 비춰보면 적은 돈이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금속 얼음 통이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세워 나갔다. 오늘날 메리어트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이다.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평균 객실당 매출 개념을 처음 만든 이도 그다.


1968년엔 호텔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며 변화를 주도했다. 호텔을 직영하는 대신 '경영 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이 결정으로 빚에 짓눌렸던 메리어트의 재무구조는 더욱 탄탄해졌다. 현재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직영하는 호텔은 9곳 뿐이며 프랜차이즈 호텔은 3800여개에 달한다.

 

저자 빌 메리어트는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오너이자 전 CEO다. 1932년 미국 워싱턴 외곽의 작은 식당집 아들로 태어난 빌 메리어트는 지난 1964년 부친인 존 월러드 메리어트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았다. 그 후 50년 가까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을 이끌며 70여개국 30만명의 임직원이 일하는 세계적 기업으로 키웠다. 지난 1986년부터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다가 201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은이 빌 메리어트·캐시 앤 브라운 /옮긴이 이지연 /펴낸곳 중앙 M&B /288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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