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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변동성 갈수록 커져.."환헷지 필수"

  • 2013.07.19(금) 11:14

2분기 환율변동율, 유럽재정위기후 최고
키코 공개변론 공방지속.."헷지"중요성 더 커져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환율은 일단 접하기가 쉽지않고 내용도 복잡하다. 굳이 해외여행을 갈 때 빼곤 사실 환율 흐름을 떠들어볼 일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물건을 팔거나 사오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 마진을 크게 좌우한다. 생사가 달려있다는 얘기다. 환변동성은 기업들의 자금사정을 단번에 옥죌 수 있다. 수출을 해서 물건을 팔고 수출대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이 정해진 금액이 환율 변동에 따라 들쑥날쑥할 수밖에 없다.

 

기업뿐만 아니라 최근처럼 해외투자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환율은 상당한 고민거리가 됐다. 최근까지 인기를 끈 브라질 채권만해도 높은 금리와 비과세가 큰 매력이지만 헤알화 약세로 인해 원했던 수익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점에서 환헷지는 필수다. 헷지는 가격 변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거나 회피하기 위해 행해지는 기존 위험노출과 반대되는 방향의 거래다. 시간이 갈수록 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환 헷지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변동률은 0.43%로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 2011년 4분기 0.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에도 환헤지를 하지 않는 기업들이 여전히 꽤 있다고 한다. 19일 현대증권 민경섭 연구원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환투기'라는 보고서에 이런 현실을 꼬집었다. 민 연구원은 "최근 부쩍 커진 환율의 변동성은 기업의 경영진과 담당자들을 일희일비하게 만들고 있다"며 "기업이 상품을 잘 만들어 해외 판매를 많이 한다고 해도 기업 이윤이 보장되는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 임원과 오너들 가운데 환위험 관리를 위한 선물환이나 통화선물 거래를 환투기로 보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수출입기업들이 환관리를 하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근무태만이며 환투기"라고 말했다. 알례로 팔아야 할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아무엇도 하지 않는 것은 환율이 오르리라는 기대감에 환투기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환헷지에 대해 일부 기업들은 트라우마가 있다. 최근 한동안 잠잠했던 '키코 사태'에 대한 기억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8일 대법원이이례적으로 키코 사태에 대한 공개변론을 개최한 것이다. 그만큼 키코 사태의 여파는 컸고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범위 안에서 변동할 경우 미리 약정한 환율에 약정금액을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으로 환 변동을 헤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약정환율과 변동의 상한(녹 인)과 하한(녹 아웃)을 정해놓고 일정구간 안에서 변동할 경우엔 약정환율을 적용받지만 하한 이하로 떨어지면 계약이 무효가 되고, 상한이상으로 올라가면 약정액의 1~2배를 약정환율에 매도해야 한다.

 

키코는 기업들이 약정한 환율 이상으로 환율이 오르면서 문제가 됐다. 금융위기로 환율이 예상과 달리 크게 올라버리면서 엄청난 손해를 떠안았고 기업들이 줄도산했다.

 

최근 공개변론에서 기업들은 키코 계약이 불공정한 법률 행위며 은행들이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고 은행들은 설명 의무를 다했고 적법한 상품이라고 맞섰다. 기업들은 환 헷지를 한 것이고, 은행들은 기업들이 키코 상품을 환투기에 이용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기에서도 환헷지와 환투기를 둘러싼 논의가 쟁점이 되고 있다. 대법원으로서도 선뜻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기 힘든 측면이 있어 국민 여론을 반영한 판단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환투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환 헷지 거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흔들 수 있다. 앞서 민 연구원은 그래서 기업 경영자가 먼저 나서서 환헷지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사 헷지거래에서 손실이 난다고 해도 호들갑을 떠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키코의 악몽을 떠올린다면 무작정 환헷지에 나서기보다 환헷지 구조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만약에 발생할 환헷지 손실에 대해서도 헤아리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투자 상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들 역시 염두에 둬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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