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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해진 위스키 독해진 경쟁

  • 2015.03.18(수) 15:28

디아지오·롯데 35도 양주 출시
나홀로 성장 '골든블루' 견제

디아지오와 롯데주류가 자존심을 버리고, 저도주 위스키 시장에 뛰어들었다. 저도주 위스키 시장은 그간 중소 주류사인 골든블루가 선점하고 있었다. 침체된 국내 양주 시장 속에서 나홀로 성장하고 있는 저도주 위스키 시장을 두고, 세 업체의 경쟁은 더욱 독해질 전망이다.

18일 디아지오 코리아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윈저 더블유 아이스’(W ICE by windsor)를 선보였다. ‘윈저 더블 유아이스’의 알코올 도수는 35도다. 40도를 유지했던 '윈저'보다 도수를 5도 낮췄다.

알코올 도수 40도는 위스키의 ‘마지노선’이다. 스카치 위스키 협회(Scotch Whisky Assocaition)는 스카치 위스키를 '40도 이상의 스코틀랜드산 위스키'로 정의하고 있다. 이 기준을 따르면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스카치 위스키라 부를 수 없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스피릿 드링크(spirit drink)라고 표기하고 있다. 스피릿 드링크는 증류주라는 뜻으로, 위스키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단어다.

국내 규정상으로도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위스키’가 아니다. 주세법상 향이 첨가된 위스키는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위스키원액 99.85%에 솔잎·대추 추출물과 합성착향료(무화과향)가 첨가됐다. ‘첨가물 0.15%’ 때문에 위스키로 불릴 수 없게 된 셈이다.

국내 시장에서 ‘위스키’로 분류되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첨가물을 넣은 이유는 위스키 본연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위스키 원액에 물을 섞어 도수를 낮추면, 어중간한 맛이 된다”며 “위스키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 도수를 낮추기 위해 인공 향을 첨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스코틀랜드에서 만든 원액만을 사용하고 있다.


 

저도주 위스키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골든블루'(왼쪽부터), '주피터 마일드블루 17', '윈저 더블유 아이스'. 


앞서 롯데주류도 '저도주 위스키' 출시했다. 지난 10일 롯데주류가 선보인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의 알코올 도수는 35도다. 때문에 ‘주피터 마일드블루 17’도 주세법상 위스키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됐다. 롯데주류와 디아지오가 ‘기타주류’를 두고 한 판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저도주 위스키의 원조는 ‘골든블루’다. 지난 2009년 ㈜골든블루(옛 수석밀레니엄)는 36.5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출시하며, 저도주 위스키 시장을 개척했다.

40도 이상 위스키가 지배했던 국내 양주 시장에 골든블루는 돌풍을 일으켰다. 골든블루 매출은 2009년 36억원에서 2013년 444억원으로 5년만에 12배 이상 성장했다. 2012년에는 적자의 늪에서도 빠져나왔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504억원으로, 이미 2013년 한 해 매출을 뛰어넘었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2013년(33억원)보다 2배 늘었다.

 

침체에 빠진 위스키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하는 골든블루의 실적은 더욱 두드러졌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작년 위스키 시장은 2013년 대비 약 4% 감소했지만, 골든블루는 57% 성장했다”고 말했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소비자들이 부담감이 덜한 저도주를 찾고 있다”며 “침체된 위스키 시장에서 저도주 위스키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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