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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KT.. 마른수건 짠다

  • 2013.07.19(금) 13:31

임원 기본급 15% 삭감키로
실적부진에 비용절감 차원

KT가 마른 수건을 쥐어짜고 있다. 주력인 통신 사업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데다 경영 여건도 갈수록 악화되는 등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어서다.

19일 KT는 상무 이상 임원의 기본급을 15% 줄이는 내용의 연봉 삭감 방침을 최근 사내에 공지했다고 밝혔다. KT는 상무보의 기본급도 10% 줄이고 자가운전 보조비를 절반으로 감축키로 했다. 팀장급 직책자의 자가운전 보조비도 50% 깎는다.

KT가 허리띠 조르기에 나서는 이유는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올해 경영 목표 달성이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차원에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KT는 시장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올 1분기에는 통신 가입자를 끌어 모이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6% 감소한 367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증권가에선 2분기 역시 이동통신 가입자 수 감소 여파로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4100억원)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의 2분기 영업이익이 37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11.1%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동전화 가입자 수도 경쟁사들에 뺏겨 줄어들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KT의 지난 5월 기준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1642만명으로 지난 1월에 비해 18만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6만명 늘었고(2704만명), LG유플러스도 49만명 증가(1047만명)한 것과 대비된다.

KT는 현재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LTE-A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 서비스 경쟁력도 한발 뒤쳐진 상황이다. LTE-A는 기존 LTE보다 속도가 최대 2배 빠른 서비스로 SK텔레콤이 지난달 스타트를 끊은 이후 LG유플러스도 최근 상용화를 시작했다.

KT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18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나홀로'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KT는 영업정지 기간에 새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없고, 경쟁사가 가입자를 빼앗아가더라도 눈 뜨고 지켜만 봐야 한다.

KT의 '허리띠 조르기'는 이러한 위기감이 깔려 있다. 임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조직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KT는 지난 2009년과 2012년에도 상무(보) 이상 임원 연봉 10%를 줄였다.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해에는 이석채 KT 회장이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임원진이 기본급 10%를 자진 반납하고 대신 연말 성과급을 받았다.

한편 이번 긴축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이 절감될 지에 대해 KT측은 "개개인의 연봉을 밝히기 어렵기 때문에 추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KT의 상무보급 이상 임원 수는 37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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