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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의 再구성]③최태원 회장의 주춧돌 SKC&C

  • 2013.04.15(월) 13:59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 등 SK그룹 7개 계열사에 대해 총 346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그룹 시스템통합(SI) 업체인 SK C&C와 시스템 관리ㆍ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게 제재의 이유다.


일감몰아주기의 전형으로 거론돼 온 SI 분야에서 정부가 대기업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내린 첫 제제는 SK그룹의 반발을 가져왔다. 공정위 의결에 불복하며 행정소송을 제기, 현재 소송절차가 진행중이다.


파장은 확산일로다. 감사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주식변동 및 자본거래 과세실태’ 감사결과를 토대로 과세당국에 2004년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도입 이후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1994년 최 회장과 SK텔레콤


SK C&C는 1991년 4월 선경텔레콤으로 설립될 당시 SK와 SK건설이 지분 100%를 소유했다. 최 회장이 SK C&C 지분을 취득한 것은 1994년으로 SK로부터 70%(주당 400원)를 사들였다. 인수 시점이 공교롭다. SK그룹이 SK텔레콤(당시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한 직후다.


SK C&C는 최 회장이 지분을 소유하기 전까지 매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매출 453억원, 순이익 20억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폭발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

 


1998년 지금의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단뒤 SK그룹 12개사 IT자산 인수와 아웃소싱(Outsourcing) 계약을 통해 SI로 거듭난 SK C&C는 2005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1조5300억원으로 신장됐다. 수익성은 더 뛰어나다. 지난 2010년 이후로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순이익은 2010년 2620억원을 기록한 이후 1480억원, 1270억원으로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지만 3년평균 1790억원에 달한다.


◇높은 단가, 5~10년 장기수의계약


지난해 공정위 제제 뿐만 아니라 이번 감사원의 증여세 부과 의견은 한마디로 SK C&C의 고속성장은 SK그룹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를 통해 최 회장 일가는 막대한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SK C&C는 SK텔레콤과의 거래가 주(主)를 이루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총매출액 중 계열사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4.8%에 이른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계열매출이 98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4.1%를 차지한다.


특히 공정위에 따르면 SK텔레콤 등은 SK C&C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장기간(5년 또는 10년) IT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운영인력의 인건비 단가를 다른 SI업체들에 비해 11~59% 가량 높게 책정했다. 또한 SK텔레콤은 전산장비 유지보수를 위한 유지보수요율을 다른 계열사보다 약 20% 높게 매겼다. 아무런 경쟁 없이 5년 내지 10년의 장기간 수의계약방식으로 SK C&C에게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한 셈이다.


◇주식가치 1.7조


SK C&C는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 및 주요주주인 최기원 이사장의 재산 증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사업구조를 갖춰놓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1998년 참여연대가 SK텔레콤과 SK C&C의 지원성 거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SK C&C 지분 21%를 SK텔레콤에 증여했다. 이후 2002년에는 SK증권과 JP모건과의 이면계약과 관련 SK증권의 손실보전을 위해 4.5%를 SK증권에 증여했다.


반면 2009년 11월 SK C&C 상장은 그간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축적된 최 회장의 부를 현금화하는 시발점이 됐다. 당시  44.5%를 보유중이던 최 회장은 2011년 9월과 12월에 각각 4%, 2.5%를 2830억원, 1600억원에 매각했다. 배당금도 알차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4~2011년 최 회장이 챙긴 배당금은 369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현 보유주식 지분 38.0%(1900만주)의 가치도 상당해 1조7300억원(12일 종가 9만900원)에 달한다.


최태원 회장이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수혜도 적잖다. 2000년 SKC&C 지분 10.5% 인수한 최 이사장은 그대로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89억원의 배당금을 챙겼고, 주식평가액은 4800억원에 달한다.


SK C&C는 최 회장이 SK그룹을 지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계열사다. 통상 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오너가 지주회사의 상당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행사한다. 반면 최 회장은 지주회사 SK의 현 지분이 0.2%에 불과하고, SK C&C가 SK 지분 31.8%를 소유하는 ‘옥상옥(屋上屋)’ 지배구조다. SK C&C는 최 회장에게 ‘부의 원천’은 물론 그룹을 떠받치는 ‘주춧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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