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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김택진 엔씨 대표 '뒷맛 개운치 않은 연임'

  • 2015.03.30(월) 11:01

정기주총 곳곳서 개인 주주들 불만 폭발
의결권 대리 놓고 의도치 않은 해프닝까지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넥슨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지난주 열린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했으나 개운치는 않았다는 얘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앵커>주총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곳이 있죠.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엔씨소프트입니다. 자세한 내용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워치 임일곤 기자 연결해 알아보죠. 임 기자. 현장 상황 들어보니까, 최대주주인 넥슨은 반대표를 행사하지 않았는데, 개인 주주들이 김 대표 연임을 반대했다면서요?

 

<기자>네. 이번 엔씨 주총은 넥슨이 지난 1월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이후 열린 것이라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넥슨이 주총에 앞서 김택진 대표 재선임안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혔기 때문에 '표 대결' 같은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는데요.

 

실제로 이날 주총은 무난하게 끝났습니다. 4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서면으로 찬성표를 미리 던져놨기 때문에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했습니다.

 

<앵커>그럼, 예상 외 복병은 개인 주주들이었다. 뭐 이런 얘깁니까? 

 

<앵커>네 그렇습니다. 이날 주총은 이사회 의장인 김 대표가 진행했는데요. 1호 의안인 재무제표 승인건까지 순조롭게 이어졌는데 2호 의안인 본인의 재선임안을 다룰 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이 때부터 개인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성토장으로 변해 버렸는데요.

 

개인 주주들이 김 대표 재선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넷마블과 지분 맞교환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목적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고, '부인 윤송이 씨의 사장 승진이 합당한 것이냐'부터 동생인 김택헌 전무까지 겨냥해, 가족 경영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왔습니다. 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도 따지고 보면, 리니지 같은 오래된 게임의 아이템 판매로 얻은 결과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앵커>그 얘긴 임일곤 기자도 지적한 바 있던 내용이잖아요?

 

<기자>그렇죠. 어쨌든, 개인 주주들은 상당히 격앙된 상태였는데요. 이 때문에 진행을 맡은 김 대표도 당황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김 대표는 몇몇 질문은 나올 것을 예상했는지, 준비된 자료를 보여주면서 조목조목 이유를 밝혔는데요. 하지만 자신에 대한 불만이 계속 나와서 인지 말하는 목소리가 다소 떨리기도 했습니다.

 

<앵커>자. 이날 취재진들도 많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이같은 상황이 고스란히 보도된 점은 엔씨 입장에선 그리 반갑지는 않겠어요? 그렇죠?

 

<기자>네 이날 주총은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는데요. 엔씨측은 주총장 뒤편에 기자석을 따로 마련했는데 60석 가량 되는 자리가 가득 찰 정도로 많이 왔습니다. 주총장에 들어온 주주 수가 200명 못 미쳤는데, 기자수는 여기의 3분의 1 이나 되는 것입니다.  엔씨측도 언론의 관심이 너무 몰려서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엔씨는 이날 주총장에 노트북과 카메라의 반입을 막기도 했습니다.

 

<앵커>임 기자도 현장에 갔죠. 해프닝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기자>대표적인 것이 '국민연금 대리인' 해프닝인데요. 이게 뭐냐면요. 자신을 국민연금 대리인이라고 소개한 주주가 엔씨와 넷마블의 제휴를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앵커>국민연금이야.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 를 쥐고 있는 중요한 주주잖아요?

 

<기자>그렇습니다. 국민연금측이 엔씨에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를 주총장에서 전달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데요. 그런데 사실 이 주주는 국민연금 대리인이 아니고요. 정확히는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위임 받아 주총장에 참석한 엔씨측 직원이었습니다.

 

<앵커>그게 무슨 얘깁니까?

 

<기자>보통 국민연금 같은 기관은 투자 기업의 주총장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요. 서면으로 의사를 밝히고 의결권은 위임하는데요. 그럼 해당 기업은 주총장에서 의결권을 대신 행사해줄 사람을 지정해 참석시키는데, 이 직원이 그 역할을 담당했던 겁니다.

 

본인 소개를 할 때,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어야 하는데, 그냥 대리인이라고 소개하는 바람에 마치 국민연금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켰는데요. 엔씨측은 부랴부랴 해명하긴 했지만, 의도되지 않은 해프닝 때문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앵커>임 기자. 자. 엔씨와 넥슨의 힘겨루기는 대외 여론전에서도 치열하다면서요? 이건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네 이날 주총장에는 넥슨측 인사들이 상당수 참석했는데요. 작년 주총만해도 2명 정도 참석했다고 하는데, 이날에는 홍보실 임직원을 포함해 8명 이상이 몰려 왔습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임원이 올해초 넥슨코리아로 영입된 김정욱 전무인데요. 김 전무는 이날 넥슨의 입장을 대표해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무는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년 전 넥슨 미국 관계사에 영입됐다가 올해초 넥슨코리아로 자리를 옮겼는데요. 엔씨와의 경영권 다툼에서 여론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충원된 인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그렇군요. 그날 주총 행사장에 넷마블 측 인사와 넷마블의 주요주주인 텐센트 인사들은 안들어왔는지도 궁금하네요. 임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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