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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향수병’ 난 아모레퍼시픽

  • 2015.04.07(화) 09:33

프랑스 `아닉구딸` 3년째 적자..114억 영업권 손상
"투자확대 따른 손실 반영..수익성 수반 매출 성장 주력"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11년 인수한 프랑스 향수 기업 ‘아닉구딸’(Annick Goutal)의 자산 가치 114억원이 한방에 사라졌다. 향수 사업으로 프랑스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아닉구딸’의 영업권에 대해 114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아닉구딸’의 영업권은 2013년 242억원에서 2014년 11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에서 매물의 순자산 가치보다 비싸게 산 금액을 말한다. 영업권에는 브랜드 가치·영업 노하우 등이 포함되며, 회계적으로 무형자산이다.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보면 된다.

영업권의 가치가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면, 손상차손으로 처리한다. 무형자산(영업권)이 감소된 만큼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아닉구딸’의 프리미엄(영업권) 114억원이 사라진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1년 8월 ‘아닉구딸’을 341억원에 인수했다. ‘아닐구딸’은 프랑스 피아니스트이자 패션모델이었던 아닉구딸이 만든 향수 브랜드. 당시 ‘아닉구딸’의 순자산은 93억원에 불과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순자산 93억원짜리 회사(‘아닉구딸’)를 341억원에 인수하면서, 248억원은 영업권으로 처리했다. 프랑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웃돈 248억원을 더 얹어 준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990년대 화장품의 본고장 프랑스에 진출했지만, 쓴맛만 봤다. 아모레퍼시픽이 프랑스에 내놓은 ‘순정’, ‘리리코스’ 등 화장품 브랜드는 잇따라 철수했다. 이후 ‘롤리타 렘피카’라는 향수가 성공하자, ‘아닉구딸’을 인수하며 향수 사업을 키웠다. ‘아닉구딸’은 아모레퍼시픽의 첫 M&A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실적이 받쳐주지 않으면서, 해외 향수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꼬이기 시작했다. ‘아닉구딸’(Annick Goutal S.A.S)의 매출은 2012년 197억원에서 2014년 179억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012년 7억원, 2013년 46억원, 2014년 31억원으로 3년째 적자의 늪에 빠진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의 또 다른 프랑스 법인 ‘아모레퍼시픽 유럽’(AMOREPACIFIC EUROPE S.A.S)은 지난해 10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됐다. 매출도 2013년 731억원에서 2014년 638억원으로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아낙구딸' 인수 후 수익성을 동반한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며 “다만 지난해 영업권 손상차손은 최근 브랜드 강화와 제품 업그레이드를 위해 진행한 조직 개편 및 디자인 등 투자 확대에 따른 손실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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