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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시대]①판이 변하고 있다

  • 2013.07.22(월) 16:54

채굴가능 셰일가스, 천연가스 비슷한 매장량
미국 등 에너지 강국 부상 전망

"미국은 100년간 공급할 수 있는 가스자원이 있다." "셰일가스를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미국 에너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말이 아니다. 바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연두교서에서 밝힌 내용이다. 미국의 대통령이 나서서 강조할 만큼 셰일가스는 향후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바꿀만큼 중요한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셰일가스의 부상으로 그동안 중동지역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시장의 주도권이 미국과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수입국인 한국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리 셰일가스가 가지고 올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 셰일가스가 뭐길래

 

셰일가스는 오랜 시간 모래와 진흙이 쌓여 단단하게 굳어진 퇴적암층(셰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다. 전통적인 가스는 셰일층에서 생성된 후 지표면 방향으로 이동해 한군데로 고인다. 반면 셰일가스는 셰일층 위 암석층에 갇혀 계속 셰일층에 남아있다.

 


[자료:삼성경제연구소]



따라서 천연가스보다 깊은 곳에 존재하고, 넓은 층에 퍼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치한 곳이 다르지만 화학적 성분은 똑같다. 셰일가스의 존재는 1800년대에 발견됐고, 미국에서는 1900년대 중반부터 개발됐지만 기존 수직시추의 방법으로는 채굴이 어렵다는 점과 채산성 등의 문제로 인해 개발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수평시추, 수압파쇄법 개요]


 

하지만 2000년 중후반 수평시추와 수압파쇄법 등 새로운 채굴기술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기존 10% 남짓이던 회수율이 40%까지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전체가스 생산량중 셰일가스의 비중이 2009년 14%에서 2010년 23%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개발단가는 2007년 1000입방미터당 73달러에서 2010년 31달러까지 낮아졌다. 전통가스 개발단가 41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재 채굴 가능한 셰일가스는 기존 전통가스 확인 매장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향후 59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된다. 잠재적인 매장량을 감안하면 200년 가량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전통 가스자원이 중동과 러시아 일부지역에 집중된 것과 달리 셰일가스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 판이 변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이 주목을 받는 것은 단순히 낮은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 외에 세계 에너지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 때문이다. 우선 셰일가스 생산 확대를 통해 미국이 가스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셰일가스 개발기술의 진화로 셰일가스는 물론 셰일층에 존재하는 원유(타이트 오일)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타이트 오일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약 40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되고, 원유 수입량은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미국의 타이트오일 생산량은 2010년 하루 80만 배럴에서 2012년에는 200만 배럴까지 늘어났다. 2020년에는 28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반면 미국의 원유수입량은 2011년 전체 소비량중 45%에서 2035년 37%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때문에 미국의 셰일가스와 타이트오일의 생산이 늘어나고,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되면 그동안 중동 및 러시아지역 원유와 천연가스 중심으로 이뤄지던 에너지시장의 판도가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등이 최근 셰일가스 개발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 역시 이같은 역학구도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 등 에너지수입국의 경우 기존 가스나 석유화학 등 연관산업의 대응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조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에너지 패권이 점진적으로 중동에서 미주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중동에 집중돼 있는 에너지 수입처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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