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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신 빌라'...좋은 선택일까

  • 2015.04.12(일) 15:36

다세대·연립 非아파트 매매거래 급증
아파트보다 대출 적고 환금성도 낮아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주변에 아파트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거나 높은 전세가격을 감당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빌라로 이사하고 있어요. 다세대 매매가격이 아파트 전셋값보다 싸니까 아예 매입하는 경우가 많이 늘었죠."(서울 서초구 J공인)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서울 서초동 우성아파트 주변 다세대·연립(빌라) 주택의 매매가격은 인근 아파트 전셋값의 80% 수준이다. 주변 우성1차 및 무지개, 신동아 전용 80㎡ 안팎의 전세가는 4억원선인데 반해 비슷한 면적의 빌라 매매시세는 3억20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아파트 전셋값보다 싼 다세대와 연립주택이 실수요자들의 대안이 되고 있다. 재계약 때마다 겪는 전셋값 급등에 지쳤지만 학군이나 교통 등 도심 입지환경을 포기하지 못하는 수도권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비(非)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 아파트 전셋값으로 '실속형 내 집 마련'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 연립 및 다세대 주택 거래량은 1만2839건으로 전월보다 74.9%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아파트와 단독·다가구를 포함한 전체 주택매매량의 전월대비 증가율이 전국 41.9%, 수도권 55.3%인 것에 비해 뚜렷하게 높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아파트를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실수요층이 가격이 저렴한 빌라 등을 대체 주거지로 삼고 있다”며 "다세대 주택거래의 증가는 전국적인 현상이라기보단 전세난이 심각한 서울과 수도권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시내 25개구 가운데 ▲은평구(555건) ▲강서구(499건) ▲관악구(318건) ▲송파구(337건) 순으로 다세대·연립의 거래량이 많았다. 2~3년전만해도 서울 시내에서 비교적 전셋값이 저렴했지만 최근들어 급등한 곳이나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아진 곳이 주로 상위에 올랐다.

 

다세대·연립 매입 수요는 상대적으로 가계 여유가 부족한 무주택 전세입자나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최근 지어지는 신축 빌라들이 주차나 방범 등의 주거성능을 높이고 평면도 아파트 수준으로 개선한 점도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요인이다.

 

서초구 방배동 D공인 관계자는 "작년 이후 저렴한 공공분양이 크게 줄어들자 이를 통한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저렴한 빌라를 차선으로 택하는 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 자료: 국토교통부

 

◇ 가격 상승 기대는 낮춰야

 

다만 다세대·연립이 전반적으로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높지 않은 점은 매입 여부를 판단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도 아파트보다 불리한 부분이 있다. 아파트와 달리 공식 시세정보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따로 감정평가가 필요한데, 그 결과(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서초동 M공인 관계자는 "최근 대출을 받아 연립주택을 사려던 한 신혼부부가 낮은 감정가 때문에 대출금액이 부족해 매입을 포기한 경우가 있었다"며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일반적인 수준(70%)보다 낮게 적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도 낮추는 것이 좋다. 함 센터장은 "다세대나 연립이 아파트 전세난을 피해 안정적인 주거를 원하는 실수요층을 만족시킬 수는 있지만,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서울이 4억7200만원, 수도권(서울 포함) 3억25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00만원, 800만원 상승했다. 반면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서울 2억300만원, 수도권 1억4800만원으로 1년 사이 오히려 1400만원가량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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