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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톡톡]이마트, `사업 확장 후유증` 5800억 손실

  • 2015.04.16(목) 11:22

슈퍼마켓·중국마트 대규모 손상차손

이마트가 신규 사업에서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업형 슈퍼마켓(Super Super Market, 이하 SSM) 확장을 위해 1220억원을 주고 산 기업(에스엠)의 가치가 3년 만에 1000억원이 넘게 사라졌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중국 법인의 가치는 4년간 4748억원 쪼그라들었다. 이러한 사업 실패의 흔적은 회계장부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 1220억 주고 샀더니…현재 가치 6억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에스엠 관련 영업권에 대해 422억2300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에서 매물의 순자산 가치보다 비싸게 산 금액을 말한다. 브랜드 가치·영업 노하우 등이 포함되며, 회계적으로 무형자산이다. 영업권은 매년 손상 검사를 받는데, 영업권의 가치가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면 손상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회계적으론 손상차손 발생한 액수만큼 영업권(무형자산)이 감소하고,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이마트는 2012년 에스엠을 1220억3300만원에 인수했다. 에스엠은 고양시와 파주시 등 경기도 일대에 에스엠마트를 운영하던 유통업체로, 당시 28개의 마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인수 당시 에스엠의 순자산 가치는 206억7600억원에 불과했다. 이마트는 나머지 1013억5700억원을 영업권으로 처리했다. 즉 206억원 짜리 매물을 1013억원의 프리미엄(영업권)을 얹어주고 산 것이다.

프리미엄은 3년 만에 사라졌다. 영업권에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다. 이마트는 인수 첫해부터 498억2100만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손상차손은 2013년 126억9800만원, 2014년 422억2300만원 등 3년째 이어졌다. 2012년 1013억원에 이르던 영업권(무형자산)은 지난해 6억77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현금 1220억원을 주고 산 기업의 가치가 3년만에 6억원대로 급락한 것이다.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SSM 사업이 개점 규제에 걸리면서 M&A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더욱이 2013년 대형마트에만 적용됐던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지정 등 규제가 SSM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그 여파가 고스란히 영업권 손상차손으로 이어진 것이다.

 


◇ 중국 마트 4년간 4748억 손상차손

중국 사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1997년 처음으로 중국 대형마트 시장에 진출한 이마트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4개 법인과 21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현재는 중국내 6개 법인과 9개 점포만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도 전에 경쟁이 치열해면서, 시장 안착에 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후유증은 손상차손으로 매년 나타나고 있다. 2011~2014년 총 4년간 중국 법인에서 발생한 손상차손은 4747억6500만원에 이른다.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상해이매득초시유한공사 등 10개 중국 법인 주식가치가 하락하면서다.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매년 1000억원 넘는 비용이 이마트를 짓누르고 있다. 최근 4년간 SSM과 중국 사업 등 국내외로 사업을 확장하다 발생한 손상차손만 총 5800억5800만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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