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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도서관이요? "메이드 바이 현대카드입니다"

  • 2015.05.27(수) 09:22

비즈니스워치 창간 2주년 특별기획
<좋은기업>[달라지자!]금융의 변신은 무죄⑥
카드와 도서관 그리고 도서관과 고객의 만남

음반(Vinyl) 1만 장, 여행 도서 1만 4700권, 디자인 도서 1만 1500권.

현대카드가 이달까지 세 개의 라이브러리를 열면서 각각 1~2년 넘는 준비 기간에 모은 음반과 도서다. 현대카드가 엄선한 큐레이터를 통해 수집한 것들이다. '그저 그런' 도서관이 아니란 얘기다.

지난해 전통시장인 강원도 봉평장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면서 화제가 됐던 현대카드가 도서관에도 손을 댔다. 카드와 도서관의 만남, 언뜻 와 닿지 않지만, 금융계의 '미다스의 손'답게 고객과 만나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냈다. 현대카드에선 '스페이스(공간) 마케팅'이라고도 부른다.

고객에겐 차별화한 새로운 서비스와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체험하고자 하는 고객을 새 고객으로 끌어오기도 한다. 문화와 고객의 만남을 주선하면서 문화에 관한 현대카드의 애정을 녹였다.

 

▲ 뮤직 라이브러리+언더스테이지 전경


◇ 도서관다운 도서관을 만들자

이달 문을 연 뮤직 라이브러리+언더스테이지와 작년과 재작년에 각각 문을 연 트래블 라이브러리, 디자인 라이브러리. 벌써 3개의 라이브러리가 현대카드 간판을 달았다.

현대카드가 생각한 도서관은 이랬다. 책을 보고 생각과 사색에 빠지는 공간. 그렇지만 우리의 도서관은 이미 공부하는 공간, 독서실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이게 도서관의 진짜 모습일까.' 이런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첫 번째 디자인 도서관이고, 트레블 도서관, 그리고 뮤직 도서관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 세 개의 도서관 모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모아놨다. 특히 음악은 가장 대중적인 아이템이지만 국내에선 이와 관련된 전문 서적을 볼 공간이 없었던 게 현실이다. 현대카드는 이를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과 공간을 제공하려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의 경제적인 혜택 이외에도 다른 카드사가 줄 수 없는 혜택을 주려고 공연이나 행사 등을 많이 해왔다"며 "계속해서 이런 체험을 주기 위해선 공간이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 뮤직 라이브러리


◇ 가장 공들인 공간 '뮤직 라이브러리'

그런 측면에서 현대카드가 가장 공을 들이고 오랜 시간을 쏟았던 공간이 '뮤직 라이브러리+언더스테이지'다.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음반이나 잡지, 도서 등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1950년대 이후 대중음악사에 족적을 남긴 1만 여장의 엄선된 아날로그 음반과 3000여 권의 음악 관련 전문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카드 큐레이터들은 약 2년여간 11개국의 개인 컬렉터와 레코드 가게를 찾아다니며 음반을 수집했다.

뮤직 라이브러리가 음반과 책을 즐기는 아날로그 공간이라면 지하에 자리 잡은 언더스테이지는 다양한 문화 리더들이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공연을 선보이는 문화집결지를 지향했다. 현대카드가 지난 10년간 슈퍼콘서트와 컬처프로젝트로 축적한 공연 관련 경험과 역량, 라이브러리를 통해 쌓은 스페이스 마케팅 노하우를 결집한 공간이다.

 

◇ 한정판 없으면 도서관 아니지

희귀 컬렉션과 한정판은 라이브러리에 빛을 더했다. 뮤직 라이브러리가 자랑하는 것은 매거진 '롤링스톤'이다. 1967년 창간호부터 현재 발행되고 있는 최신호까지 1161권 전권을 모았다. 롤링스톤 본사에서도 전권 컬렉션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틀스 음반 '예스터데이 앤 투데이'의 붓처커버(Butcher cover)를 비롯해 롤링스톤즈 음악세계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100장 한정판 '스페셜 라디오 프로모셔널 앨범 인 리미티드 에디션'과 레드제플린의 '레드제플린' 초회 음반 등 250장의 희귀 음반을 실물로 볼 수 있는 것도 현대카드 고객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트레블 라이브러리도 1년간의 큐레이션 과정 끝에 총 1만 4700여 권을 보유했다. 126년 역사의 다큐멘터리 전문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권과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여행지리저널 '이마고 문디' 전권을 갖췄다.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1만 1500권의 국내외 도서 가운데 70% 이상을 국내에선 처음 선보이는 책들로 구성했다. 3000권가량은 더는 출판되지 않는 절판본이나 세계적인 희귀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롤링스톤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픽, 도무스 등은 쉽게 보유하기 힘들다"면서 "특정 주제로 이 정도의 규모를 갖춘 도서관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 디자인 라이브러리

◇ 문짝 하나도 그냥 달지 않았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의 특징은 문짝 하나도 그냥 달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만큼 작은 공간 하나에도 신경을 썼다는 얘기다. 이태원 한남동에 있는 뮤직 라이브러리의 1층 지상 공간을 과감히 비워둔 것도 많은 건물이 남산과 한강의 풍광을 가로막고 있는 이태원로의 상황을 고려했다. 이 공간이 마치 큰 창문처럼 시야를 확보하고 개방감을 느끼도록 했다.

그럼 트레블 라이브러리는 왜 하필 청담동일까. 소비와 변화의 중심지인 도심 한복판에 예상치 못한 일탈의 공간을 선보임으로써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종로구 가회동의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북촌 한옥마을에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전통과 느림의 미학이 있는 곳으로 라이브러리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라이브러리 공간 역시 전통 서재에서 영감을 얻어 주변 풍경과 건물, 책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라이브러리는 한 번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을 20~30명으로 제한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주말에는 특히 대기인원이 많다"며 "기다리는 공간 역시 북카페 형태로 만들어 커피를 마시고 책을 보면서 즐겁게 기다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궁금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현대카드 관계자는 자신 있게 말했다. '메이드 바이 현대카드'라고. 어느 한 직원의 노력과 아이디어가 아니라 전 직원, 그리고 CEO인 정태영 사장까지도 적극적으로 관여해 탄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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