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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배터리 사업 포기 안 한다"

  • 2015.05.28(목) 15:06

기업가치 11조→30조 성장, 글로벌 톱30 목표
석유개발-미국, 화학-중국 집중 공략

"정유화학업계 구조적 위기의 물줄기는 30년전부터 시작됐지만 그동안 이를 간과해왔습니다. 지난해부터 그 물줄기가 커다란 바다가 돼서 업계를 덮치기 시작했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구조적 혁신이 필요합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8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분기 실적 개선을 이뤘지만 구조적 경영위기는 지속되고 있어 혁신이 필요하다는 게 정 사장의 판단이다.

 

실제 글로벌 석유화학시장은 중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저성장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셰일혁명 및 글로벌 설비 증설로 공급 과잉은 지속돼 수급 불균형 상태다.

 

정철길 사장은 “현 상황은 과거와 다른 방식의 고민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1분기 실적개선은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어서 앞으로 도래할 위기에 대비하려면 올해가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익과 사업구조 혁신으로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11조원 수준인 기업가치를 오는 2018년에 30조원대로 키워 글로벌 톱30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 글로벌 제휴 확대하겠다

 

SK이노베이션은 최태원 SK회장의 부재속에서도 글로벌기업과의 제휴를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주력인 정유사업에선 원유도입을 다각화해 원료비 절감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과 파트너십을 강화, 안정적인 원유도입 기반을 다지고 주요 석유제품 수입국들과 전략적 제휴로 수출판로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철길 사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수출 판로에 대해 협력안이 오가는 것은 없지만 협력을 원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를 통해 석유사업의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개발사업은 미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U.S 인사이더(Insider)'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인수한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를 인근지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화학사업에선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의 국영석유회사인 시노펙과 함께 설립한 중한석화 같은 합작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중국 내 파트너들과도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또 자체 기술로 개발한 화학제품 넥슬렌(고부가 폴리에틸렌)을 비롯해 윤활유 사업에서의 윤활기유(Yubase++) 제품 등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배터리 사업은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운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3년 중국 베이징자동차·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세운 전기차 배터리 회사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가 중국 공략의 핵심 기지가 될 전망이다.

 

정철길 사장은 "임기를 시작하면서 첫 번째로 결정했던 것이 배터리 사업과 관련된 투자였고, 이 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독일의 한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도 눈앞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 시총 3위까지 끌어올리겠다

 

정철길 사장은 수익·사업구조의 혁신 뿐 아니라 안정적 재무구조 확보와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안정 속 성장’을 이룬다는 것이다.

 

우선 1분기 말 기준 6조8000억원인 순차입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자회사 상장 혹은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자산 유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확보된 투자재원은 M&A와 합작사업 투자 등 사업구조 혁신을 위해 사용된다.

 

정철길 사장은 "당분간 성장 여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지만 올해 예상보다 실적이 좋은 상황이라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적 및 조직구조도 개혁한다. 임직원의 글로벌 역량과 전문성을 키우고, ‘일과 싸워 이기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 사장은 "이달 초 실시했던 특별퇴직과 같은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가치 경영을 기반으로 혁신에 최선을 다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국내에선 현재 시가총액이 25위 수준이지만 2018년에는 3위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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