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건설’ 돈대느라 ‘비지땀’… 코오롱그룹 등골 휠라

  • 2013.07.26(금) 09:03

IT부문 680억 양수 이어 자사주 170억에 인수
2009년 이후 코오롱 등 ‘건설 살리기’ 안간힘

코오롱그룹이 코오롱글로벌에 돈을 대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지주회사 코오롱을 비롯해 곳간에 돈 좀 있단 싶은 계열사들이 총동원된 양상이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코오롱글로벌의 자금상황에 여유가 없어진 탓이다. 

◇‘돈 먹는 하마’

26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코오롱은 25일 코오롱글로벌 지분 5%(보통주 기준·411만주)를 인수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달 26일 자사주 7.8%(642만주) 처분에 나선 이래 기관투자가 등에 소화하고 남은 물량이다. 인수금액은 169억원으로 코오롱의 소유지분은 62.8%로 증가했다.

2009년 이후 지주회사 코오롱을 비롯한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의 코오롱글로벌에 대한 지원은 그칠 줄 모른다. 코오롱은 2009년 12월 코오롱글로벌의 환경시설관리공사 지분 60%(647억원), 코오롱 공동소요 등록상표(140억원)를 사들인데 이어 2010년 11월에는 코오롱타워 본관 지분 20%(180억원)도 매입했다. 2011년 2월에는 지주회사 체제 정비 과정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나서 그린나래, 코오롱글로텍 등의 주식(1315억원)을 사들임으로써 코오롱글로벌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난해 이후로도 ‘돈의 물줄기’는 바뀌지 않았다. 코오롱환경서비스(65억원), 코오롱베니트(71억원), 하나캐피탈(300억원) 보유 지분을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인수했다. 올해 5월말에는 IT사업부문을 계열사 코오롱베니트에 양도함으로써 코오롱글로벌은 677억원의 자금을 확충했다.

◇안먹힌 합병 약발

코오롱글로벌에 흘러들어가는 일련의 자금 흐름은 코오롱글로벌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그만큼 코오롱글로벌의 상황이 좋지 않다. 시공능력평가 22위(2012년)의 주력사업 ‘건설’ 부문이 장기간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무역·유통·IT 등 4개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사업구조 다각화는 순전히 ‘코오롱건설 살리기’에서 비롯됐다. 2009년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로 코오롱건설이 현금흐름에 문제를 겪자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향호한 코오롱아이넷(상사·IT)과 코오롱비앤에스(수입차 BMW 판매)를 2011년 12월 합병시킨 것. 이를 통해 매출 비중을 4:4:2의 비율로 균형잡힌 구조를 만들었다. 



하지만 전체 매출의 43%(2012년·개별 기준)를 차지하는 건설부문은 2011년 20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주택사업 부진으로 매출 대비 4.7%인 48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데서 비롯된다. 지난해에는 더 악화됐다. 매출의 5.3%인 840억 원의 대손상각비 발생으로 무려 780억원 적자를 냈다. 이를 2012년부터 가세한 무역·IT, 수입자동차 판매사업에서 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체적으로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만만찮은 이자비용

올 1분기 들어 영업흑자(22억원)로 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영업이익률이 저조한 편이다. 순이익도 110억원 흑자를 내기는 했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돈 되는 금융자산을 처분해 생긴 차익(240억원)이 컸기 때문이다. 금융비용 부담이 과중해 전체적인 손익구조의 개선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475% 수준이다. 경쟁사 평균(433%)을 웃돈다. 올 3월말에는 491%로 높아졌다. 수익성 저하에다 공사미수금 확대 등 운전자본 부담이 증가하자 계속해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총차입금은 9980억원에 이른다. 이 중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7900억원이다. 이렇다보니 지난해 순금융비용으로 590억원이 나갔다. 코오롱글로벌이 2011년 43억원 순이익에서 2012년 272억원 적자로 돌아선 것은 그만큼 이자부담이 컸다는 방증이다. 올 1분기 적잖은 금융자산처분이익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110억원에 머무른 것은 그만큼 많은 이자(131억원)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