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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부자!] 1-②울산 며느리가 뜬다

  • 2013.07.26(금) 09:46

1부 - 상위 1%를 향한 꿈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 했다. 출세하기 위해서다. 돈을 버는 것도 출세 지표 중 하나다.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부자의 조건이기도 하다.

부자 중 절반(48%)은 서울에 산다. KB경영연구소 조사를 보면 약 7만 8000명이 서울 부자다. 절대 숫자뿐만이 아니다. 지역 인구 대비 부자 수 비율도 0.7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 비율은 부산(0.35%), 대구(0.29%), 경기(0.26%) 순이다.

서울에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2만 9000명 정도로 단연 많다. 서울 부자의 37.6%가 강남 3구에 산다. 양천구, 영등포구, 용산구 순으로 부자들이 몰려 있다. 강남 3구 비중은 2009년 39.2%에서 조금 하락했다. 청담동 며느리들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KB경영연구소는 지역 쏠림이 과거에 비해 약해진 것으로 해석한다. 2009~2012년 중 우리나라 부자 수는 연평균 15%씩 늘었다. 서울은 연평균 13.7% 늘어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6대 광역시 중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부자가 많다. 1만 2500명 정도다. 그중에서도 해운대구의 부자(2600명) 수가 가장 많다. 대구에선 수성구다. 약 2900명 정도의 부자가 있다. 인천 연수구, 대전 유성구, 광주 북구, 울산 남구 등이 해당 광역시에서 부자가 많은 동네다. 성남시엔 약 6000명의 부자가 산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다. 용인시, 고양시, 부천시 순이다.

 


 

울산의 연평균 부자 수 증가율이 19.6%라는 점이 눈에 띈다. 서울의 부자 증가율은 떨어지는데 울산은 고공 행진이다. ‘부자 울산’은 정부의 다른 통계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2011년 말 기준 서울의 1인당 지역 총생산(GRDP)은 2829만 원(2만 5530달러). 울산은 6253만 원(5만 6430달러)에 이른다. 1998년 광역시로 승격한 후 1인당 GRDP 부문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울산은 1인당 지역총소득(GRI)도 3977만 원으로 전국 1위다. 울산 지역만 놓고 보면 1인당 소득이 3만 6000달러. 소득 4만 달러 도시를 향해 달리고 있다. 1인당 GRI에서 세금을 뺀 실질 가처분소득도 1854만 원으로 전국 최고다. 서울의 지역총소득은 3783만 원, 실질 가처분 소득은 1648만 원이다.

이런 물질적 풍요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신흥 부자들이 세력을 키우고 있는 곳이 울산이다.

이 지역에선 대기업의 생산직 근로자로 일하면서도 부자 반열에 오른 경우도 많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에쓰오일, 삼성SDI 등 굴지의 제조업체들이 몰려 있다. 줄줄이 연봉 1억 원을 넘긴 생산직 근로자들의 고급 외제 차 행렬, 유명 브랜드 양복, 고가의 수입 아웃도어 룩, 평일에도 인산인해인 골프 연습장 등이 울산을 대표하는 현재의 모습이다.

중저가 아웃렛 매장은 문을 닫지만,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백화점 매출은 고공 행진을 이어간다. 울산의 남구 옥동의 학원 수강료는 이미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차이가 거의 없다. 서울의 이름 난 학원 강사들이 울산으로 몰려가는 것은 이젠 새로운 얘기도 아니다. 울산 며느리가 뜨는 이유다.

서울보다 울산으로 시집 보내는 게 내 딸이 더 빨리 부자가 될지도 모른다. ‘청담동 앨리스’에 이어 드라마 ‘울산 남구 앨리스’도 언제 나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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