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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성장동력]해양플랜트 "조선 강국의 자존심"

  • 2013.07.28(일) 09:11

고부가가치 분야로 국내 조선업체들 수주 박차

한국 산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 산업들의 성장이 정체 조짐을 보이는 반면 새로운 동력으로 육성할 만한 분야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자본을 축적한 중국의 추격으로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산업은 세계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때문에 기존 제조업의 관점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재편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만한 산업을 소개한다.[편집자]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해양플랜트는 우리나라가 조선 강국임을 입증하는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상선발주가 끊기고 전세계 조선업체들이 수주난에 허덕이고 있을때 해양플랜트 부문만은 지속적인 발주가 이뤄졌다. 그리고 그 열매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따먹었다.

◇ 침체된 조선업황의 유일한 탈출구

해양플랜트는 기본적으로 고기술,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따라서 저가수주를 통해 외형을 불려왔던 중국업체들은 엄두도 못낼 영역이다. 하지만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은 달랐다. 과거 조선업 호황기부터 상선은 물론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에 조선업황이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있을때 국내 조선업체들은 '출구 전략'으로 해양플랜트를 선택했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마침 전세계 오일 메이저들이 대대적인 자원개발에 나서면서 해양플랜트 부문은 각광 받기 시작했다.

해양플랜트는 석유, 가스 등 해양자원을 발굴, 시추, 생산하는 자원개발 활동에 필요한 장비를 건조, 설치하는 산업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드릴십이다. 드릴십은 석유나 가스를 시추하는 장비를 탑재한 선박이다. 한 척당 5억달러가 넘을 만큼 고가다.

[해양시추 및 생산설비 종류]

해양플랜트나 드릴십에서 뽑아낸 원유를 정제하고 이를 탱커에 운반하는 FPSO도 해양플랜트에 속한다. FPSO는 저장기능을 지니고 있는 하부 선체구조와 원유를 처리하는 상부설비로 구성된다.

이밖에도 반 잠수형 해양 굴착장치(Semi-Submersible), 부유식 설비인 FPU, 고정식 플랫폼(Fixed Platform), 대륙붕 지역 유전 개발에 투입되는 시추 설비로 선체에 장착된 승강식 철제 기둥(Jack-up Leg)을 바다 밑으로 내린 뒤 선체를 물 위로 띄워 시추작업을 할 수 있는 잭업(Jack-up) 등도 있다.

◇ 증가하는 수요..국내 조선사 수주 활발

해양플랜트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은 편이다. 에너지 관련 시장조사기관 더글라스 웨스트우드(Douglas Westwood)는 전세계 해양플랜트 시장 규모가 지난 2010년 1452억달러에서 오는 2015년에는 2303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별로는 해저장비 시장이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해상 플랫폼 시장도 연평균 5.6%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749억달러, 2030년에는 105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해양플랜트 시장 규모 전망(단위:억달러)]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체들도 해양플랜트 분야에 대한 수주 및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해양플랜트 분야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삼성중공업의 경우 현재 수주잔고에서 해양플랜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9%에 달할 만큼 해양플랜트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가장 좋은 드릴십의 비중은 전체 수주 잔량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함께 해양부문의 강자인 대우조선해양도 올해들어서만 총 3척의 드릴십을 수주했다. 하반기에도 4~5기(20억달러)의  시추선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주요 해양플랜트 국가별 시장 점유율]

현대중공업도 최근 기존의 상선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해양플랜트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1분기에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69억3000만달러를 수주했고 2분기에도 총 60억달러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는 등 점차 두각을 보이고 있다.

박창규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해양플랜트 시장은 에너지 개발 투자 확대와 고유가 기조, 육상자원 고갈 등의 요인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 산업은 국내 조선업계에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고급 설계 인력은 턱없이 부족
 
하지만 현재 국내 해양플랜트 분야의 고급인력 부족은 해양플랜트 산업 성장의 장애가 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생산능력을 갖춘 것에 비하면 각종 고급 설계 등을 외국에 의존해야하는 것은 큰 문제다.
 
실제로 생산설계를 제외한 개념설계, 기본설계 등 고부가가치 설계를 외국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나라 해양플랜트산업의 수익성 제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 해양플랜트 기술인력 수요가 연간 1000여명씩 증가하고 있지만 고급인력 공급부족, 핵심인력의 지방근무 기피, 숙련인력의 정년퇴직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석·박사급 고급인력 공급확대, 조선·육상플랜트 등 연관분야 전문가 재교육, 재직자 대상 설계·엔지니어링 교육확대, 국제 협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조선 업체들이 대부분 해양플랜트 건조분야에만 사업영역이 치우쳐 있는 것도 문제다. 고부가가치인 엔지니어링, 주요 기자재 시장 등은 현재 해외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공동으로 '해양플랜트 인력T/F'를 구성해 종합적인 인력양성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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