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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가정 폭력의 상처` 동화속에서 치유하다

  • 2015.06.18(목) 17:19

윤숙희 著 '시리우스에서 온 아이'

"매일 밤 꿈속에서 그림자 괴물에게 쫓기는 아이 시훈. 평소처럼 악몽에 시달리다 잠이 깬 시훈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진다. 캄캄한 밤하늘에 번쩍하는 빛을 내뿜고 사라진 그것은 틀림없는 UFO였다!"

 

아이들의 엉뚱한 공상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시작해 공상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상처를 발견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동화 '시리우스에서 온 아이'가 출간됐다.

 

어느 날 겁쟁이 소년 시훈 앞에 노란 우비의 외계인 소년 시몬이 나타난다. 두 소년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이야기를 공유하며 친구가 된다. 시훈은 고향 별 시리우스로 돌아가 엄마 품에 안기고 싶어 하는 시몬을 도와 우주 악당을 물리치고 자신을 괴롭히는 그림자 괴물의 정체를 밝혀내고 싶다.

 

외계인이라 믿었던 시몬의 정체가 실은 평범한 소년임이 밝혀지면서 시훈과 시몬, 두 소년은 각자의 가슴에 새겨진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그 상처가 시훈을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게 했고 시몬을 지구 밖으로 달아나고 싶을 만큼 두려움에 떨게 했다. 상처의 주범은 이 세상 최고의 영웅이었어야 할 '아버지'의 폭력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해 먼저 용기를 낸 것은 시훈이였다. 더 이상 그림자 괴물로부터 달아나려 하지 않고 당당히 맞섰다. 시훈은 시몬도 시리우스가 아닌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 두 소년이 이겨내야 하는 것은 그림자 괴물도, 우주 악당도 아닌 상처 받은 ‘나’였다.

 

두 소년의 아버지들은 자신의 약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인물들이었다. 시훈의 아버지는 자식들을 사랑했지만 술에 취하면 이성을 잃고 폭력을 휘둘렀으며, 시몬의 아버지는 이혼 후 홀로 키우게 된 아들이 엄마를 찾을 때마다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에게는 상처 받은 ‘나’를 이겨낼 용기가 부족했다.

 

어린 소년 시훈은 어른보다 먼저 용기를 내고 어른을 먼저 용서한다.  작가는 아직도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부끄러워` 이 동화를 쓰게 됐다고 한다.  그는 "어른의 상처를 아이에게 물려주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작가 윤숙희 씨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된 후 샘터동화상,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5학년 5반 아이들', '조나단은 악플러', '도깨비, 파란 불꽃을 지켜라!' 등이 있다.

 

[윤숙희 지음 /김희경 그림 /펴낸곳 북멘토/ 200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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