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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주가치 극대화 위해 합병"..엘리엇에 '맞불'

  • 2015.06.19(금) 11:44

주주제안 수용 이어 '합병 당위성' 설명자료 공개
'건설 실적 악화 및 매출 다각화 실패' 자인

삼성물산이 상세한 합병 배경과 과정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전날 수용한 데 이어 내달 주주총회 위임장 대결(proxy fight)를 앞두고 본격적인 '응전'에 나선 것이다.

 

삼성물산은 19일 자사 홈페이지(www.samsungcnt.com)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추진관련'이라는 제목의 프리젠테이션를 영문판과 한글판으로 공개했다.

 

각각 이 20페이지 분량인 자료에는 삼성물산 투자자들에게 합병가액 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와 왜 지금 합병을 하는지, 합병이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등 합병 관련 주요 내용들이 상세히 담겼다.

 

삼성물산은 이 자료에서 지난 4월말 제일모직 CEO가 삼성물산과 접촉해 합병을 제안해 왔다고 합병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향후 사업 전망과 여타 사업기회 평가, 제일모직에 대한 실사, 합병조건 협상을 비롯해 딜로이트(회계·세무)와 김앤장(법률)의 실사 등을 거쳤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전략적 대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합작투자(JV)를 함께 추진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제일모직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며 "상세한 평가 작업을 마친 결과 이사회는 합병이 삼성물산과 주주들에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설명자료 일부(자료: 삼성물산)

 

특히 삼성물산은 '왜 지금(Why Now?)'이라는 페이지에서 자사의 악화된 경영실적 탓에 합병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중국을 필두로 한 신규 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해외 건설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 전반과 삼성물산의 성장률·수익성이 하락한 것을 건설부문의 한계점으로 꼽았다.

 

또 원자재 및 수출 상품의 단순 트레이딩 분야는 산업이 성숙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점과 전방산업 투자 및 헬스케어 민관파트너십(PPP) 구축 등 매출 다각화 노력이 기대만큼의 수익성을 달성하지 못한 점 등을 스스로 지적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이 같은 수익성 정체와 성장 지연으로 주가 하방 압력이 지속돼 왔다"며 "합병을 통해 주주들은 삼성물산 지분을 더 안정적이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의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료는 합병가액 산정의 적법성과 합병 후 삼성물산(가칭 '뉴 삼성물산')의 비전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목표주가 인상도 합병비율의 적정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 자료로 기관 투자자 등 주요 주주들에게 합병 당위성을 설득하고 있다"며 "소액주주 등 접촉이 쉽지 않은 주주들을 위해 자료를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이에 앞선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과 '주주총회 결의로도 회사가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의안으로 추가 승인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이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합병안에 대한 가부를 전적으로 주주들에게 묻겠다는 의미다. 이날 설명자료를 낸 것도 주총에 앞서 주주 여론을 합병 찬성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본격적 행보로 여겨진다.

 

한편 이에 앞서 엘리엇은 지난 18일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안에 반대하는 주장과 논리를 담은 자료를 올린 웹사이트(www.fairdealforsct.com)를 개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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