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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부자!] 1-④여전히 배고픈 한국 부자들

  • 2013.07.30(화) 08:00

1부 - 상위 1%를 향한 꿈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노르웨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초 1인당 국내총생산(GDP) 5만 7000달러의 경제 선진국 노르웨이를 3년째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했다. 한국은 27위다. 최근의 몇몇 연구서들은 특정 국가와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소득과 주관적 행복은 정비례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런데 1인당 국내총생산 2000달러의 히말라야 산악국가 부탄에선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느낀단다. 부탄은 경기도 광명시만 한 크기에 인구 70만 명에 불과하다. 소국의 엄청난 자기 최면일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볼 대목은 많다. 같은 돈을 벌더라도 느끼는 행복감의 크기는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엔 특히 그렇다.

 


KB경영연구소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부자 가구의 연소득 평균은 4억 2000만 원. 중앙값(일렬로 세워 가장 중간값)은 2억 8000만 원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부자가 각종 자산과 근로소득을 통해 얻는 월평균 소득을 3911만 원(연 4억 7000만 원)으로 조사했다. 일반 도시 가구(2인 이상 전체 가구)의 2012년 연소득 평균은 4900만 원(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불과하다.

 

부자 내에서의 격차도 만만치 않다.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 상위그룹의 연소득 평균은 7억 7000만 원. 금융소득 30억 원 미만 하위그룹의 평균 3억 2000만 원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두 그룹 간의 소득 격차는 전년보다 더 벌어졌다. 부자는 지난해에 우리나라 가구의 전체 평균보다 10배, 부자 상위그룹은 16배나 더 벌었다.

 


부자 가구는 월평균 1056만 원(중앙값 1000만 원)을 쓴다. 일반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통계청 가계동향지수) 249만 원보다 4.2배 많다(KB경영연구소). 부자 상위그룹은 월평균 1254만 원, 하위그룹은 1002만 원을 썼다. 소득과 달리 두 그룹 간의 소비지출 격차는 전년보다 줄었다. 경제위기 속에 통상적인 생각이나 정부의 기대하는 달리 상위 부자가 덜 쓰고 있다는 얘기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부자들의 월평균 지출은 1024만 원. 이중 통상의 소비로 보기 어려운 연금과 사회보험 지출을 제외한 월평균 소비지출은 약 830만 원, 연 9960만 원 수준이다. 소득성향(소비/소득)으로 환산하면 20% 내외다. 가구당 가계수지(통계청, 2012년 1~3분기)를 기초로 소비성향을 단순 계산하면 전체 가구의 소비성향은 61%, 소득 상위 10% 가구는 46% 수준이다.

 


이에 따라 부자 가구의 월평균 가계수지(월평균 소득-월평균 지출)는 2438만 원. 일반 가구의 164만 원보다 약 15배다. 부자 중에서도 소득 5분위(상위 20%)의 월평균 가계수지는 7895만 원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 260만 원과 30배 이상의 큰 격차다.

소득 자체가 적은 일반 가구도 기본적인 생활 자금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부자 가구와의 맞비교는 다소 무리다. 그러나 부자들이 상대적으로 돈을 적게 쓴다는 사실은 KB경영연구소의 조사에서도 다르지 않다. 재밌는 것은 지방 부자들의 씀씀이(월평균 1062만 원)가 보통을 넘는다는 점. 지방 부자들의 지출 수준은 서울 강남(월평균 1024만 원)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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