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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ICT 경쟁법]①휴대폰 속 `중립성`이 뭐니

  • 2015.07.01(수) 15:40

망·검색·플랫폼서비스 `차별 방지`서 논쟁시작
이해관계 얽혀 해법찾기 힘들어..각국 `고민중`

현재 이동통신사 고객이 카카오톡의 음성통화 기능인 보이스톡을 사용하려면 제약이 따른다. 데이터요금제 비가입자의 경우 요금제 별로 부여되는 데이터 기본제공량에 따라 무선인터넷전화(mVoIP)로 쓸 수 있는 데이터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검색 결과를 통해 특정사업자 서비스를 우대 또는 침해할 수 있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논란의 영역이 플랫폼으로까지 확장됐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사업자들이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배제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일면서 찬반논쟁이 뜨겁다. ICT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뜨거운 감자, 공정경쟁 이슈에 대해 살펴봤다.[편집자]

 

 

주말을 맞은 대학생 이혜린씨. 그는 스마트폰에서 플레이스토어를 클릭, 케주얼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다. 이어 맛집 검색을 통해 친구와 핫플레이스를 방문하고, 페이스북으로 음식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린다.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가 흔히 즐기는 ICT 생활상 이다. 얼핏 보기에는 단순하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는 생태계는 복잡하다.

 

우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테블릿PC·웨어러블과 같은 디바이스 영역이 있다. 스마트폰 안에서 구동되는 각종 플랫폼 영역도 있다. 운영체계(OS), 앱스토어, 검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털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구현되는 게임, 비디오, 음악은 콘텐츠 영역으로 구분된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서비스가 구현되도록 연결시켜 주는 네트워크 영역이 존재한다. 생태계 내 모든 플레이어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ICT 가치는 올라간다.

 

논쟁은 여기서 발생한다. 만약 모든 서비스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사업자가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각종 앱을 구동시켜 주는 OS 사업자가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인터넷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주는 검색사업자가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다. 망중립성, 플랫폼중립성, 검색중립성 등 ICT 산업내 공정경쟁 용어가 여기서 비롯됐다. 

 

◇공정경쟁서 출발한 중립성

 

중립성이란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처신하는 성질을 말한다. 의미에서 풍겨나듯 중립성이란 용어는 서비스를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입장에서 나온 말이다.

 

무선인터넷망을 통해 앱 서비스를 하려는데 차단을 당했다거나 특정 OS 단말기에서 앱 구동이 허용되지 않았을 때, 이들은 중립성이 어겨졌다고 말한다. 물론 반대 입장에서 보면 중립성이란 단어 자체가 불편할 수 있다. 내가 내 돈 들여 사업하는데 옆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찬반논쟁이 일고 있고, 급기야 각국에서는 정부까지 나서 시시비비를 가르려 한다. 

 

가장 오래된 이슈가 망중립성이다. 망중립성은 인터넷 망을 이용해 전달되는 트래픽에 대해 데이터의 내용이나 유형을 따지지 않고 이를 생성하거나 소비하는 주체에게 차별없이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망중립성 논란의 중심에는 네트워크 사업자가 있다. 예를들어 SK텔레콤은 국내 최대 무선 네트워크 사업자다. SK텔레콤 입장에선 주파수 자원과 네트워크를 무한대로 늘릴 수 없는 만큼 네트워크에 과부하를 주는 서비스를 차단할 권리가 있다. 그래야만 다수의 고객이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데이터요금제 비가입자에게는 올인원54 이상 이용자에 한해서만 mVoIP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mVoIP로 쓸 수 있는 데이터량에도 제한을 뒀다. 데이터 기본제공량 250MB인 경우 mVoIP 제공량은 25MB, 데이터 기본제공량 3GB인 경우 mVoIP 제공량은 220MB인 방식이다.

 

당연히 mVoIP 서비스사 입장에선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mVoIP를 통해 음성통화를 원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불만이 나올 수 있다.

 

 

◇중립성 영역 확장되다

 

망중립성 이슈는 현재 끝나지 않은 숙제다. 이런 가운데 ICT 발전속도이 빨라지면서 또 다른 영역에서의 중립성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검색중립성과 플랫폼중립성이다.

 

이미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는 일은 국민 모두가 이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쇼핑, 문화생활, 뉴스·정보 등을 얻는다. 그 만큼 이해관계자도 복잡하다. 이러한 이해관계에 따라 관계자들은 때론 협력하기도 하지만 때론 갈등을 겪기도 하는데, 검색중립성이 여기서 등장한다.

 

검색중립성은 검색사업자가 검색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작한다는 주장에서 출발한다. 반면 검색사업자는 검색서비스 자체가 짜여진 알고리즘에 의해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중립성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해외에서는 구글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플랫폼중립성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에서 OS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글, 애플, MS, 삼성전자 등의 업체가 하드웨어, 콘텐츠 사업자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구글이 모토로라에 특혜를 주거나, MS가 노키아에만 최적화된 운영체제를 공급하면 플랫폼 중립성에 어긋난다. 이는 콘텐츠 업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구글이 네이버·다음 등의 검색엔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플랫폼 중립성에 어긋난다는 논리다.

 

반면 OS 사업자는 자신의 OS 구동에 오류을 줄 수 있는 콘텐츠 사용에 제약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검증되지 않은 앱으로 검증받은 수 많은 앱 사용이 불가능해진다면 오히려 소비자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망중립성으로 시작된 공정경쟁 논쟁은 ICT 기술발전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워낙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규제할 수 있는 범위도 한정돼 있어서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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