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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이케아]② 전략 무기 `첨단 카탈로그`

  • 2015.07.07(화) 08:43

증강 현실·컴퓨터 그래픽등 첨단기술 적용
마케팅 예산 2/3투입.."지나치게 완벽" 지적도

이케아는 카탈로그만큼은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데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카탈로그는 이케아가 마케팅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카탈로그에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해 가구업계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술적용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생성된 이케아의 가구 이미지가 실제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카탈로그에 실린 가구 이미지가 현실과 달리 지나치게 '완벽'하다고 평한다.

 

◇발빠르게 증강현실 기술 적용

 

'증강현실' 기술은 이케아가 지난 2013년판 카탈로그에서 새롭게 선보이기 시작했다. 증강현실이란 현실의 실물을 배경으로 기기 속 가상 이미지를 겹쳐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케아 앱을 다운로드 받은 사용자가 디지털 컨텐츠가 포함된 카탈로그 위에 스마트폰을 대면 화면 위에 이미지, 동영상 등 다양한 기능이 나타나는 형식이다.

 

지난해 카탈로그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카메라로 사용자의 방을 비추면 3D 가구 이미지가 기기의 화면 위에 떠오르는 기술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가구의 크기, 색깔, 스타일 등이 방과 어울리는지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이케아의 시도는 해외 언론과 소비자로부터 대체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케아는 증강현실을 도입한 첫 해에 90개 제품에만 기술을 적용했지만, 이듬해엔 세 배가 넘는 300개 제품에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탈로그에 마케팅역량 집중

 

카탈로그는 이케아의 마케팅에 가장 중요한 채널이다. 이케아가 유독 카탈로그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이유다. 매년 출간되는 카탈로그에 연간 마케팅 예산의 약 3분의 2를 사용할 정도다.

 

이케아는 소비자들이 카탈로그에서 어울리는 제품을 미리 찾아보고 쇼핑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약 300쪽에 달하는 카탈로그는 1만2000여개의 제품을 수록하고 있으며 제작된 카탈로그는 고객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스웨덴 알름홀트에 위치한 이케아 커뮤니케이션즈 AB가 개발하는 카탈로그 제작에는 꼬박 10개월여가 소요된다. 스튜디오 면적도 2012년 기준 8000㎡로 북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 스튜디오에는 285명의 사진작가가 풀 타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카탈로그 가구 75%는 '가짜'

 

(출처: 이케아)

 

이케아가 신(新) 기술을 카탈로그에 적용한 건 증강현실이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인 2005년부터는 3D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카탈로그에 접목시켰다.

이듬해 2006년 이케아 카탈로그에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생성한 나무의자 3D 이미지가 처음으로 실렸다.

 

2010년에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룸 이미지'를 카탈로그에 선보였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판 이케아 카탈로그에 실린 이미지 중 12%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성됐다.

 

지난해 개별 제품 이미지의 60~75%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성됐다. 2만5000개의 3D 가구 이미지 뱅크도 구축했다.

 

◇'3D'로 싸고 완벽한 이미지

 

이케아가 컴퓨터그래픽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경제적인 면이 가장 크게 고려됐다. 싼 값에 빠르고도 '완벽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컴퓨터 그래픽을 적용하기 전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을 때 걸리는 시간은 인테리어 룸 세팅 하나 당 1~2주가 걸렸다. 스튜디오에 부엌 인테리어를 꾸민 후 촬영이 완료되면 이를 분해하고 다시 침실을 세팅하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가구사진에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적용하자 가구의 색상, 배경, 소품 등을 재촬영 없이도 쉽게 변경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국가별로 선호하는 목재 색깔이 다를 경우 컴퓨터 그래픽으로 사진 속 가구의 색을 바꿀 수 있다. 부엌 가구의 목재 색깔로 짙은 색깔을 선호하는 미국, 옅은 색을 더 선호하는 일본 등 각 국가별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사진에 변화를 주는 식이다.

 

 

이를 위해 이케아의 3D 그래픽 디자이너와 사진작가의 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케아의 IT매니저인 마틴 엔테드(Martin Enthed)는 'CG 소사이어티(CG society)'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작가들은 3D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재교육받고 있으며 3D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반대로 사진을 배우며 스튜디오에서 훈련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미지가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단점을 극복하고 '실제'에 가깝게 보이도록 협업도 진행되고 있다. '목공'을 전담하는 직원은 3D 그래픽 디자이너와 함께 이미지 상의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더욱 '진짜' 처럼 보일지 지적한다.

 

◇"카탈로그, 현실과 차이있다"

 

▲ 컴퓨터그래픽 기술 적용 전(좌).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적용해 만든 사진(우). (출처:Inter IKEA Systems B.V.)

 

일각에서는 이케아 카탈로그의 이미지가 너무 '완벽해'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미국 타임지는 이케아의 제품 이미지가 실제보다 완벽해 보이는 이유로 첨단기술을 적용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케아 테이블을 구입해 조립할 경우엔 가구가 살짝 기울 수 있지만, 카탈로그의 제품은 완벽하게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케아의 카탈로그에서 나온대로 거실을 꾸민 해외 소비자들은 실제 사용하고 있는 제품 이미지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모서리가 부서지거나 흠이 있는 가구 사진을 올려 현실은 카탈로그 속의 완벽한 이미지와 다르다고 평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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