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스며드는 O2O]①10평 옷가게, 월 1억 버는 비결

  • 2015.07.09(목) 15:04

배달 이어 쇼핑·택시로 영역 확대..생활 곳곳 침투
네이버·다음카카오 성공 사례..300조원 시장 '꿈틀'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연결해주는 서비스,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가 생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지난해 공격적인 광고로 화제를 모았던 배달앱을 시작으로 콜택시나 부동산, 쇼핑 등 생활 영역에 O2O가 달라붙고 있다. 성공 사례도 이어진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각각 '샵윈도', '카카오택시'로 기대 이상 성과를 내면서, O2O에 대한 관심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우버'의 성공 신화가 진행 중이고,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며 미래 먹거리로 O2O를 활발히 키우고 있다.[편집자]

 

부산광역시 금정구에 위치한 '리틀마켓'은 10평 남짓의 작은 옷매장이다. 얼마 전 네이버 '샵윈도'라는 모바일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이 매장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거래액이 4~5배 급성장하더니 넉달만에 샵윈도를 통해서만 월 매출 1억원을 돌파, 이른바 '대박'이 터진 것이다. 메신저 채팅 기능을 이용해 손님이 실시간으로 물어보는 질문에 발빠르게 응대했더니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부산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매장임에도 전국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현재 1만2000명이 넘는 단골을 만들었다.

 

샵윈도 같이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현장의 상품을 직접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O2O라고 한다. 언뜻 화학 분자식을 연상시키는, 어렵고 모호한 개념 같지만 이미 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쓰이고 있다. 전단지 모음판 역할을 하는 배달앱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파는 음식을 온라인에서 시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O2O다. 요즘 한창 광고전을 펼치고 있는 '직방', '다방' 등 부동산 거래 앱들을 비롯해 '카카오택시', '우버' 같은 콜택시 앱도 O2O의 또 다른 모습이다.

 

◇'카카오택시' 석달만에 500만 호출

O2O가 새삼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인터넷 '강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관련 서비스가 기대 이상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작년 말에 정식 오픈한 샵윈도는 리틀마켓 사례처럼 입점한 소호몰의 매출액이 급성장하면서 전체 거래액도 매달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검색의 방향을 '정보 전달'에서 '쇼핑'으로 크게 전환한 바 있는데, 샵윈도는 쇼핑에 O2O를 결합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이번 성공에 더욱 의미를 두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지난 3월에 내놓은 카카오택시도 대표적인 O2O 성공 사례다. 카카오택시는 '안전·간편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 석달만에 누적 호출수 500만을 돌파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택시가 6월말 기준으로 서울 지역에서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카카오택시는 앱 기반 콜택시를 비롯해 전화 기반 시장도 잠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O2O 서비스로 존재감을 알리고 있지만, 사실 국내 O2O 성공 원조는 배달앱이다. 작년 초만 해도 100여곳이 넘는 배달앱들이 등장했다가 현재는 배달의 민족(우아한형제)과 요기요(알지피코리아), 배달통(배달통) 3개가 살아남으며 시장 점유율 총 90%를 장악하고 있다.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한해 10조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배달앱을 통해 거래되는 액수는 1조원으로 추정된다. 음식점들이 전단지나 이쑤시개, 스티커 같은 홍보물을 만들어 뿌리기 보다 앱에 입점하는 게 낫다고 여기면서 배달앱이란 O2O가 생활 속으로 다가선 것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이들 앱은 TV광고 집행과 수수료 인하 등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이용자수는 오히려 큰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 도표출처 : KT경제경영연구소

 

이외 부동산 거래앱도 소리없이 부상하고 있다. 작년부터 하나둘씩 서비스를 시작한 부동산 거래앱들은 현재 '직방', '다방', '방콜' 3개로 압축되고 있다. 이들 앱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전을 벌이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작년 말에 '2015년 ICT 10대 주목 이슈' 보고서를 통해 국내 O2O 거래액 규모는 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O2O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감안해 향후 시장은 연간 3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다음카카오 O2O '정조준'

 

실제로 국내 O2O 시장은 더욱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인터넷 기업이자 ICT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관련 서비스들의 성공에 힘입어 사업을 확실히 키우려 하고 있어서다.

 

네이버는 샵윈도에 더욱 공을 들일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달에 자체 전자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정식 출시하고 샵윈도에 이를 적용했다. 네이버페이는 다른 전자결제 서비스와 달리 별도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샵윈도 등 네이버 플랫폼에 최적화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 네이버의 모바일 쇼핑 O2O 서비스 '샵윈도'에는 소호몰 외에도 명품 백화점이나 아울렛이 통째로 입점하고 있다. 

 

아울러 샵윈도에 입점하는 매장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소호몰에 한정하지 않고 대형 아울렛이나 명품 백화점 등으로 넓히는 것이다. 현재 샵윈도에는 소상공인들의 다양한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대형 유통점들이 밀려 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대표 프리미엄 백화점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이 들어오기도 했다. 이외 아울렛인 롯데 프리미엄 파주점, 이천점 등이 입점한 상태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도 O2O를 붙이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상공인 사업 지원 플랫폼인 '라인앳(LINE@)'을 선보이고 가맹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라인앳은 지난 2012년에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라인 비즈니스 계정이다. 계정을 만들면 라인 메시지로 세일이나 신상품 정보 및 할인쿠폰 등을 발송해 고객을 관리할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 라인앳 계정은 33만개에 달한다.

 

다음카카오 역시 카카오택시 성공을 발판으로 O2O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기존 카카오택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우버블랙' 같은 '고급형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다음카카오가 지난 3월 선보인 스마트폰 앱 기반 콜택시 서비스 '카카오택시'.

 

현재 다음카카오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준비 중인 고급택시 사업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현행 고급 택시의 기준을 배기량 3000cc 이상에서 2800cc 이상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법제처 심사에 넘길 예정이다. 이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9월부터 고급택시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O2O는 근본적으로 오프라인의 비효율성을 제거해준다는 장점, 즉 최저 가격과 대기시간 단축, 할인 혜택 등 때문에 향후 크게 확대될 수 있는 분야"라며 "나아가 플랫폼 업체들에게 위치나 구매 패턴 등 사용자 행동 분석을 통해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