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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삼공사, 우왕좌왕 해외전략

  • 2015.07.21(화) 09:43

'투 브랜드 전략' 중국 작년 백억대 손실
인도네시아법인, 이사회 청산 결정뒤 1년째 방치

한국인삼공사가 중국에 오픈한 정관장 매장.(사진 = 회사)

 

한국인삼공사가 해외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2개 홍삼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결과를 낳았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한국인삼공사 이사회에서 청산을 결정한 지 11개월이 지났지만, 그대로 운영되는 어정쩡한 모습이다. 원칙없이 해외전략을 추구하다 보니, 해외에서 길을 잃은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삼공사의 중국법인 길림한정인삼유한공사는 올 1분기 당기순손실 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고작 3억원.


한국인삼공사는 중국에서 ‘정관장’과 중국 현지 인삼 브랜드 ‘은진원’ 등 2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법인은 ‘은진원’의 생산·판매를 맡고 있다. 국내 홍삼이 직수출되는 ‘정관장’과 달리, ‘은진원’은 중국 인삼을 사용해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투트랙 전략은 실패에 가깝다. 길림한정인삼유한공사는 2013년 1월에 완공됐지만, 그해 매출은 0원이었다. 지난해 매출도 16억원에 머물렀다. 8억~10억위안(1483억~1853억원)에 이르는 투자계획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손익은 더 심각하다. 당기순손실은 2013년 47억원에서 2014년 107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KT&G는 2011년 이 법인을 설립하며, 한국인삼공사와 별개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사업 진출 3년이 채 안 된 지난해 KT&G는 길림한정인삼유한공사를 한국인삼공사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떠넘겼다. KT&G는 한국인삼공사 33만1981주(380억원)를 새롭게 취득하는 대가로, 길림한정인삼유한공사 지분 100%를 한국인삼공사에 매각했다. 이로써 중국 홍삼 시장의 운영주체가 단일화됐지만, 한국인삼공사도 경영 정상화에 대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의 또 다른 중국법인 정관장육년근상업상해유한공사도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정관장을 수출하기 위해 2009년 이 법인을 설립한 뒤 2011년 베이징과 항저우에 지사를 개설했다.

진출 7년이 지났지만 이 법인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매출은 432억원(2011년), 338억원(2012년), 401억원(2013년), 270억원(2014년) 등 감소추세다. 순이익은 13억원(2011년), -66억원(2012년), 6억원(2013년), -44억원(2014년) 등 들쭉날쭉하다. 올 1분기에도 5억원의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수삼은 유통기한이 길어, 매달 중국에 보내지 않고 한꺼번에 나가면서 실적 변동 폭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법인(PT CKJ INDONESIA)은 2012년 진출 3년여 만에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작년 9월 한국인삼공사 이사회에서 인도네시아법인 청산 안이 통과됐다. 작년 말 인도네시아 법인 장부가 9억원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투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인도네시아는 KT&G가 2011년 담배로 먼저 진출한 시장이다. KT&G는 당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TSPM그룹의 경영권을 보유한 렌조룩에 1447억원을 투자했다. 그 이듬해 한국인삼공사가 인도네시아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KT&G와 한국담배인삼공사 모두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쓴맛을 봤다. 인도네시아 담배회사는 2012년 이후 3년째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인삼공사 인도네시아법인은 청산 결정이 1년이 다되어 가지만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 김준기 한국인삼공사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해 청산안에 찬성했지만, 지금까지 청산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은 아니다”며 “조직을 정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해외 법인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인삼공사는 2013년 대만법인(정관장고빈유한공사)의 장부가 14억원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2011~2014년까지 4년간 순손실을 내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다. 지난해 한국인삼공사는 41억원을 정관장고빈유한공사에 투자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미국(Korean Red Ginseng Corp)과 일본(한국인삼공사 재팬) 법인은 지난해 소폭의 이익을 냈지만 올 1분기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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