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조선 빅3, '바닷바람' 맞고 웃는다

  • 2013.07.31(수) 17:35

해상풍력시장 급부상..국내 조선업체에게 기회

업황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수년전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했다가 대규모 손실만 떠안은 풍력 사업이 최근 다시 각광 받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해양플랜트 부문과 연계, 해상풍력분야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조선업체들도 본격적인 시장 선점 채비에 들어갔다.

 

정부도 이들 조선업체들의 풍력사업 지원에 나서기로 하는 등 국내 조선업계에 '해상풍력 바람'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조선 빅3, 해상풍력시장 공략 박차

현재 해상풍력 분야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상설치선 및 해저 구조물 제작을 포함한 턴키 솔루션 제공을 추진 중이다.

작년 1월에는 7MW급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시제품을 스코틀랜드에 설치키로 하고 생산된 전력의 판매를 위한 지역 내 송전망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또 작년 10월에는 제주 대정해상풍력발전으로부터 84MW(7MW 12기)를 수주, 오는 2015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이 미국 텍사스 지역에 설치한 풍력발전기. 삼성중공업은 최근 해상풍력으로 눈을 돌려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기어박스 제조업체인 독일 야케(Jahnel-Kestermann Getriebewerke GmbH)社를 인수한 이후 5.5MW급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을 완료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미국 풍력업체인 드윈드(DeWind)社를 인수, 기존 2MW급에 이어 7MW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기를 개발하는 등 풍력발전 주요 부품의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실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풍력은 아픈 기억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게 풍력사업은 '실패'를 안겨준 사업이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야케'를 인수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규모 장치산업인 풍력사업에 각국 정부가 투자를 꺼리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9년 5000만달러를 들여 미국의 풍력 발전업체인 '드윈드(Dewind)'를 인수했지만 풍력산업 침체로 손해만 봤다.

◇ 커지는 해상풍력 시장

하지만 '골칫덩이'던 풍력사업이 최근 들어 '효자'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특히 그동안 풍력시장에서 소외됐던 해상풍력이 주목받으면서 국내 조선업체들도 시장 진입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에 따르면 작년 세계 풍력발전 누적용량은 282GW, 신규설치는 44.6GW로 전년대비 19.2%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신규 설치 용량이 연평균 30%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작년 풍력발전 시장은 다소 저조한 편이다.

[세계 해상풍력시장 전망(자료:NEF, BS투자증권)]

반면 해상풍력은 성장세다. 작년 유럽 해상풍력발전시장은 전년대비 33% 증가한 1166MW를 기록했다. 올해는 2.2GW로 전년대비 8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세계 해상풍력 시장이 오는 2015년 5.0GW, 2020년에는 9.4GW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 빅3는 해양플랜트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바다 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일에는 제격이다. 이미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어 터빈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등 관련 선박을 건조, 인도하기도 했다.

곽민정 BS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풍력 시장은 투자비에서 조선 관련 비중이 44%를 차지한다"며 "종합 엔지니어링이 가능한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도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9월부터 750kW에서 최대 7MW급 대형 풍력설비에 대한 국제 표준 인증을 국내에서도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조선업체들은 국제표준 인증을 국내에서 받아 해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삼성중공업이 건조, 인도한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국내 조선업체들은 종합 엔지니어링 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해상풍력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