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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 TV시대 온다는데..현실은?

  • 2013.07.31(수) 17:39

고화질 수요 반영, UHD TV 급성장 전망
컨텐츠 등 인프라 미비..정부도 엇박자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3'. 한해 전자업계의 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이 행사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단연 초고화질(UHD) TV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 일본과 중국 주요 TV업체들은 일제히 UHD TV를 전시했다.
 
PDP와 LCD가 경쟁하던 초기 평판TV 시장에서 LED를 광원으로 탑재한 LCD, 3D TV와 스마트 기능이 강조된 제품의 시대를 거쳐 이제 초고화질을 제공하는 TV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UHD TV 시대를 맞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 초고화질(UHD) TV란?
 
UHD(Ultra High Definition) TV는 말 그대로 기존 HD TV의 해상도를 뛰어넘는 TV를 의미한다. TV의 화질을 결정하는 해상도는 화면 안에 이미지 처리의 기본단위인 화소가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각각의 화소들이 모여 실제 눈에 보여지는 화면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기존 HD TV는 1920x1080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 가로방향으로 1920개, 세로방향으로 1080개의 화소가 들어가 있다는 의미다. 현재 UHD TV는 해상도에 따라 4K, 8K로 구분된다. 4K의 화소수는 가로와 세로 모두 HD의 두배인 3840x2160, 8K의 화소수는 4K의 두배인 7680x4320에 달한다.
 
가로와 세로가 두배씩 늘어나면서 해상도는 급격하게 높아진다. 4K는 HD TV와 비교할 경우 4배, 8K는 16배의 해상도를 갖게 된다. 같은 크기의 TV라면 해상도가 높은 UHD TV가 훨씬 더 정교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 UHD TV 시장 전망은?
 
UHD TV의 부상은 기존 평판 TV 시장의 정체와 맞물려 있다. PDP와 평판TV 주도권 경쟁에서 승리한 LCD TV는 이후 초박형 제품인 LED TV, 3D TV, 스마트 TV 등으로 진화해 왔지만 최근들어 초기만큼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평판TV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
 
때문에 TV업체들은 새로운 TV수요 창출을 위해 대형화와 고화질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그 결과물이 UHD TV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활성화로 고화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수요도 반영됐다.
 
또 LCD TV의 대안으로 여겨지던 OLED TV의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적지않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OLED TV는 대형화와 기술적 난제 등의 해결과제가 아직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UHD TV가 고해상도 TV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UHD TV의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93만대 가량으로 예상되는 UHD TV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390만대, 2015년에는 687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UHD 시대, 넘어야 할 과제는?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낙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제대로된 UHD 방송을 보기 위한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UHD TV가 출시됐지만 이를 지원하는 컨텐츠나 제작시설 등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에서도 지난 17일 케이블업계가 4K급 UHD 시범방송을 시작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UHD TV는 업스케일링로 불리는 기술을 통해 기존 방송을 UHD로 변환해 제공하고 있지만 엄밀한 의미의 UHD 방송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UHD TV 시장에서 자칫 3D TV의 부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관련 산업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D TV용 컨텐츠가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 불과해 시장 활성화가 지연된 점을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UHD TV 출시는 국내업체가 최초였지만 관련 인프라는 해외업체가 선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아직 명확한 정책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부처들 역시 시각차가 적지 않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 하반기부터 고화질 3D 방송을 상용화하고 내년부터 UHD TV 실험방송을 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삼성전자 UHD TV의 화면. 업스케일링 기술을 이용해 일반 컨텐츠도 UHD급의 화질로 변환시켜 준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 17일 케이블업계 시범방송 행사에서 "창조경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표준화 개발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UHD 컨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를 주로 담당해야 할 지상파 방송사들의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아직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도 UHD방송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31일 "컨텐츠 사업자, TV제조사, 미디어 등이 공동으로 추진기구를 만들어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조기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때문에 정부와 업계간 협의를 통해 보다 명확한 UHD TV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제반 인프라 육성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통합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관련업계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UHD급 촬영장치, 전송장치, 출력장치 등을 함께 개발해 통합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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