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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뜨자…세상이 또 바뀐다

  • 2015.08.05(수) 10:01

글로벌 IT 공룡들, 드론 도입 본격화
규제 완화 맞물려 152조 시장 개화

무인 비행체 '드론(Drone)' 산업이 꿈틀대고 있다. 아마존을 비롯해 페이스북이나 구글, 알리바바 등 세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관련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재난 현장에 드론이 시범 투입되는 등 멀게만 느껴졌던 드론 산업이 한발짝 더욱 다가서고 있다. 드론은 안정성이나 보안면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물류나 여가 산업 등에 접목하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성장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페이스북·아마존, 드론 산업 본격화

 

세계최대 인맥구축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지난달 30일 '아퀼라(Aquila)'라는 이름의 드론 동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라틴어로 독수리라는 뜻의 아퀼라는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internet.org'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세계최대 SNS 페이스북은 오지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아퀼라'라는 드론을 선보였다. (동영상 출처 :유튜브)

 

아퀼라는 보잉737 여객기 양날개 정도의 어마어마한 크기이나 무게는 자동차 한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상용 비행기보다 높은 고도인 18~27㎞ 상공에서 약 석달간 떠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퀼라의 임무는 인터넷이 깔리지 않은 지역에서 레이저를 쏴 데이터를 주고 받는 방식으로 인터넷을 보급하는 것이다. 국제연합(UN) 산하 통신기구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43.4%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레이저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으며 초당 10기가비트의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드론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수년 내에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드론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 실현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2년 전에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라는 드론 배달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인터넷으로 책이나 음식을 주문시키면 물류 창고에서 해당 상품이 자동으로 드론에 실리고, 드론이 30분 내에 주문자 앞마당에 배달하는 방식이다.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이미 2년전에 '아마존 프라임 에어'라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러한 배송 서비스는 미국 항공법에 걸려 불발되는 듯 했으나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최한 무인비행기 관련 컨퍼런스에서 이른바 '드론 하이웨이(high way)'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고도 200피트~400피트 사이를 드론 전용 하늘길로 만들자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와 별개로 정부의 드론 관련 규제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등 드론 배송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도 드론 배송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2월 인터넷 쇼핑몰 자회사인 타오바오를 통해 드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테스트했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에서 고객 450명을 대상으로 생강차 꾸러미를 전달하기도 했다.


◇발목 잡는 규제, 내년부터 풀린다


드론은 원래 군에서 적지를 정찰하거나 공격하려는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참여해 민간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으나 생각만큼 시장이 무르익지 않고 있다. 이는 많은 국가에서 안정성과 보안 문제,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드론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월에는 미국 백악관에 드론이 충돌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얼마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산불 사고 당시에는 드론들이 화재 장면을 촬영하느라 정작 진화를 해야할 소방 헬리콥터가 현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드론 산업에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가 조만간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군사용 드론 운용국 미국이 움직이고 있어서다. 차지운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미국 하원 정부감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연방항공청 부청장이 향후 12개월 이내에 상업용 드론 이용에 대한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 밝혀 미국 내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 연방항공청이 내년에 규정을 발표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많은 국가들의 규제 완화 도미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드론이 민간용으로 도입되면 기존 산업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먼저 물류에 접목하면 배송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고 물류비도 절약할 수 있다. 이미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이 사업모델로 드론 도입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국제특송 및 물류 서비스 DHL은 지난해 9월 드론을 이용해 독일 일부 지역에서 의약품 배송을 시작하기도 했다.


드론은 기존 물류 산업의 자동화를 통해 운송비용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드론을 도입하지 않은 기존 물류 기업은 도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도입 여부에 따라 물류 산업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드론은 여가 산업도 바꿔놓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셀카 드론'이 꼽히고 있다. 얼마 전 세계적인 IT기업 인텔은 웨어러블(입는) 컴퓨터 촉진을 위한 경연 대회를 열었는데 여기서 최종 우승자로 꼽힌 것이 닉시(Nixie)는 셀카드론이었다.

 

인텔이 최근 주최한 웨어러블 기기 경영대회에서 최종 우승한 셀카드론 닉시(Nixie).

 

닉시는 날개가 4개 달린 소형 무인기로 평소에는 손목시계처럼 팔에 차고 다니다 필요할 때 던지는 방식으로 날려 주변 풍경 및 셀카를 찍을 수 있다. 닉시 뿐만 아니라 '릴리(Lily)' 등 다양한 형태의 셀카드론이 올해부터 쏟아질 전망이다.

 

규제가 풀리면 세계 드론 산업은 본격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증권은 세계 드론 시장이 지난해 64억달러(한화 7조5000억원)에서 연평균 35% 성장해 오는 2024년 최대 130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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