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화학업체 '깜짝 실적'..롯데>LG>한화>금호

  • 2015.08.12(수) 18:31

유가 안정화+제품 수요 증가로 견조한 스프레드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모두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국제유가와 함께 하향 안정화됐고,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제품 스프레드(판매가-원료가)가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특히 고무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금호석유화학은 시황 악화로 인해 실적 부진 우려가 컸지만 페놀 유도체 부문이 선전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 시장 기대치 훌쩍 넘어

 

올해 석유화학 산업은 제품의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 등으로 구조적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추락하는 국제유가로 인해 화학사들이 재고손실을 떠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분기에는 국제유가가 배럴 당 50달러 선에서 안정세를 찾았고,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유가로 인해 제품 수요가 늘어 스프레드가 커졌다. 실제 PE(폴리에틸렌)와 PP(폴리프로필렌)의 2분기 평균 스프레드는 전 분기대비 톤당 134달러(약 19%) 상승했다.

 

이를 바탕으로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화학사들의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우선 LG화학은 주력인 기초소재사업이 이익 성장을 주도하며 2분기 영업이익 5634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제품의 성수기 진입으로 수요가 증가했고,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58.5% 급증한 6398억원으로 분기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NCC(나프타분해설비) 증설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NCC 생산능력은 연산 210만톤, 자회사 말레이시아 타이탄 72만톤 등 총 282만톤 규모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원료가격이 낮게 안정화된 가운데 에틸렌 및 제품가격 강세로 스프레드가 확대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타이탄 공장은 본사 수준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려고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에틸렌 등을 주력으로 하는 화학사들과 달리 합성고무 비중이 큰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전망은 어두웠다. 합성고무 시황이 좋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641억원으로 시장 전망치(570억원)를 넘어섰다. 합성고무 및 타이어 수요 부진으로 이 부문 실적은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페놀유도체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한화케미칼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27.37% 늘어난 937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화제품을 바탕으로 한 기초소재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한화큐셀의 양호한 판매로 태양광 및 기타 사업도 흑자 전환하면서 이익 성장에 힘을 보탰다.

 

◇ 앞으로가 문제.. 금호석화 고무수요 부진

 

2분기 만족할만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화학제품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이에 더해 국제유가도 재차 하락하면서 화학제품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나프타 가격은 전주보다 6달러 하락한 톤당 438달러를 기록했다. 에틸렌 가격은 같은 기간 톤당 60달러 하락해 낙폭이 더욱 컸고, 결국 에틸렌 스프레드는 전주 대비 8.9% 떨어진 톤 당 558달러에 머물렀다.

 

이는 에틸렌 수요 부진과 함께 일부 중국의 생산업체들이 에틸렌 유도품의 공장 가동률을 줄이면서 에틸렌 공급이 과잉된 탓이다.

 

최치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락은 화학사들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래깅(Lagging :지연) 스프레드를 감소시켜 3분기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유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이익 감소폭은 당초 예상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금호석화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고무 수요의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이로 인해 고무제품의 원료인 BD(부타디엔) 가격의 상승이 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승재 동부증권 연구원은 “OE타이어(기본형 출고타이어) 수요가 둔화되면서 전반적으로 고무제품 수요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현재 SBR(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 공장 가동률도 80~9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황이 빨리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