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최경환 부총리의 對 이주열 총재 주문은 뭘까

  • 2015.08.20(목) 14:23

1년 만에 회동…향후 통화정책 방향성 주요 화두될 듯
최 부총리는 가이드라인 제시…한국은행 단속 나서나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년 만에 다시 만난다. 양 측은 친목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최근 한국 경제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최 부총리가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은행이 반드시 금리를 올릴 필요는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어,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공감대를 나누면서 경제 전반의 정책 공조를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최경환-이주열 1년 만에 만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달 말쯤 최경환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를 비롯해 두 기관의 정책 라인 수뇌부가 참석하는 비공개 회동을 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번 회동은 최 부총리의 제안으로 이뤄졌고, 특별히 정해진 주제 없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위안화 절하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최근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경제 정책 공조를 재확인하고, 앞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7월 첫 만남 후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그동안 ‘척하는 척’의 찰떡 궁합을 자랑해왔다. 최 부총리가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표명하면 이 총재가 금리인하로 화답하는 식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과 9월 두 사람이 만났고, 다음 달인 8월과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다.

올 들어선 이 총재가 이례적으로 정부를 향해 구조조정과 추경 편성을 강조하면서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정부가 이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사전 교감에 따른 군불때기 성격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최 부총리, 통화정책 가이드라인 제시

따라서 이번에도 앞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미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한국은행이 바로 금리를 따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도 미국 금리와 자국 금리를 반드시 연계하지 있지 않다”면서 “자본유출 가능성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여러 여건상 미국 금리가 올라도 한국에서 급격한 자본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더라도 당분간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국내 사정을 종합해 한국은행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일단 말을 아꼈다. 다만 대외 상황이 더 나빠지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견해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에선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최 부총리가 마지막으로 한국은행 단속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이주열 총재는 저금리 부작용 거론

반면 이주열 총재는 최근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부쩍 자주 언급하고 있다. 이 총재는 20일 한국은행 조사통계 국제컨퍼런스 개회사에서 저인플레이션 상황에 대응해 금융완화 기조를 장기간 지속해온 데 따른 부작용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물경제와는 반대로 금융부문은 위험추구가 높아지면서 경제와 금융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지 않은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정책금리 수준이 낮아지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뿐만 아니라 소비 여력 약화 등 거시경제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완화적 통화정책의 수요 증대 효과는 오래갈 수 없으므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과 노동 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개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보다는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총재가 올해 들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도 가계부채와 구조개혁 문제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방향성과 직접 연관 짓긴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한국 경제의 상황이 위중한 만큼 이번 회동은 정부가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경제 전반의 정책 공조를 요청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