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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매각 ‘스타트’…산은, 최소 1.1兆 남긴다

  • 2015.08.25(화) 11:29

지분 43% 보유…투입자금 1조800억
배당금·주식평가차익만 8000억 달해

대형 증권사인 대우증권 ‘빅 딜’이 개시된 가운데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주인이 된 지 15년만의 대우증권 매각을 통해 투입자금 대비 최소 1조1000억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배당수익과 현 주식평가차익만 8000억원으로, 이는 역설적으로 대우증권은 그만큼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손에서 놓고 싶어하지 않을만한 우량 계열사라는 방증이다.   

산업은행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금융 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산은캐피탈에 대한 매각 추진 계획을 의결했다. 이번 딜의 핵심인 대우증권의 경우 산은자산운용과 패키지 방식으로 매각자문사 선정 공고를 시작으로 10월 지분 매각 공고, 연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매각을 매듭짓는 일정이다.

대우증권 매각 대상 주식은 원칙적으로 현재 보유중인 지분 43%(보통주 기준·1억4048만1383주)가 대상이다. 현 단계에서 매각가격을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KB금융과 중국 시틱그룹, 안방보험그룹 등 인수 후보군 등의 경쟁과 ▲딜이 본격화되는 시점의 주식 시세 ▲산업은행의 지분 부분 매각 가능성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각시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인수 15년만의 대강의 투자수익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도 산업은행이 정부 방침에 따라 대우증권 매각에 나서기는 하지만 한마디로 변함없이 곁에 두고 싶어할만한 우량 계열사라는 점도 엿볼 수 있다.
 
대우증권은 1970년 설립된 동양증권이 전신(前身)이다. 1973년 대우그룹에 인수된 뒤 1983년 삼보증권을 흡수합병하며 대우그룹의 핵심 금융계열사 대우증권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외환위기와 대우사태로 1999년 대우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최대주주가 채권단으로 바뀌는 시련을 겪었다.

대우증권이 지금의 산업은행을 주인으로 맞이한 것은 2000년 5월. 채권단의 일원이던 산업은행이 3차례에 걸친 실권주 인수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100억원에  22.7%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 이어 그해  224억원의 추가 출자와 2500억원의 전환사채(CB) 인수(2001년 11월 주식 전환)를 통해 소유지분을 39.1%로 확대했다.

산업은행은 2011년 11월 또다시 추가 출자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한국형 IB 육성’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2013년 8월)에 앞서 대형 증권사들의 증자 ‘붐’이 일었을 때 대우증권이 1조1200억원 유상증자에 나서자 최대주주로서 3690억원을 집어넣은 것. 이후로도 지분 확대에 공을 들여 증자 직후부터 2012년 2월까지 2310억원을 들여 대우증권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현 지분을 소유하기 까지 들인 자금은 주당 평균 7697원인 1조800억원에 이른다.

산업은행은 그간 보유중인 대우증권 지분으로 인해 챙긴 배당수익이 적지 않았다. 대우증권은 산업은행을 대주주로 맞은 이래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2013년 한 해를 빼고 매년 예외없이 결산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이 기간 챙긴 배당금이 2290억원에 달한다.

주식 차익은 더 상당하다. 대우증권 주가는 현재 1만1750원(24일 종가)으로 산업은행의 주당 평균취득가에 비해 52.7%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으로서는 보유주식으로도 5690억원의 투자수익을 내고 있다.

또한 매각가는 최저입찰 가격에 통상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산출되는 데,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산업은행은 적게는 3300억원, 많게는 4990억원의 경영권 프리미엄 차익을 챙기게 된다. 결국 대우증권 매각시 산업은행은 현 시세로 투자금 대비 1조1300억원~1조2900억원의 투자수익을 남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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