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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치닫는 ‘오디션’ 게임 분쟁

  • 2015.08.28(금) 16:48

게임DB 놓고 법적조치..갈등의 골 깊어져
막판 협의 '물거품'..이용자 불편·혼란 예고

온라인 댄스게임 '오디션' 계약 종료를 앞두고 개발사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퍼블리싱 업체 와이디온라인 벌이는 분쟁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게임 데이터베이스(DB) 처리 문제를 놓고 법적 조치에 들어가는 등 두 회사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양상이다. 

 

와이디온라인은 29일 서울중앙지법에 티쓰리엔터를 상대로 오디션 게임 DB제작자의 권리 침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발사인 티쓰리가 편법으로 게임 DB를 수집, 복구하는 행위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즉 티쓰리엔터가 이용자로부터 게임 화면 캡쳐 사진을 받아 부분적으로 게임DB를 복구할 것을 대비해 미리 손을 써놓겠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넥슨과 CJ인터넷(현 넷마블게임즈)이 '서든어택'이라는 총싸움게임으로 분쟁을 벌일 당시 게임DB를 편법으로 이전했다가 문제가 된 바 있는데, 이러한 선례를 염두해 대비책을 세워놓겠다는 것이다.

 

티쓰리엔터도 와이디온라인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에 와이디온라인을 상대로 '서버접속 방해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티쓰리엔터는 와이디온라인측이 자사 개발자의 오디션 서버 접근을 막아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고 있어 법원의 힘을 빌려 접속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티쓰리엔터에 따르면 와이디온라인은 지난달 2일부터 최근까지 오디션 접속경로를 차단, 업데이트와 이벤트 진행 등 개발자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이용자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두 회사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도 서슴치 않고 있다. 서버 접속 방해건과 관련해 와이디온라인측은 "오디션 게임을 통해 불법적인 게임 캐시 복제 및 유통에 대한 우려가 있고 그러한 정황과 증거를 포착했기 때문에 증거 인멸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티쓰리엔터측은 "범죄 행위가 있다면 양사에 모두 매출 손해가 발생하는 것인 만큼 와이디 측은 당연히 개발사인 티쓰리에 사실을 알리고 수사기관에 의뢰해야 했다"라며 반박했다.

 

티쓰리엔터는 와이디온라인이 퍼블리싱 사업자로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오디션의 흥행 열기가 식었다며 서비스 부진의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댄스 게임 오디션은 특성상 흥겨운 춤과 함께 최신곡으로 콘텐츠가 채워져야 하는데 정작 와이디온라인은 인기 최신곡을 거의 넣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와이디온라인측은 게임 콘텐츠 추가 업데이트에 필요한 부분은 개발사의 몫인데도 티쓰리엔터측이 억지 요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국내 오디션 서비스의 기간이 10년째를 맞이해 자연스럽게 인기가 식어가고 있는 상황인데도 퍼블리셔에게 저작권료를 부담하면서 최신곡을 채우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간 계약 기간이 아직 한달이나 남아 있어 협상을 통한 분쟁 해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두 회사 경영진이 대화를 통해 지금의 갈등을 풀고 게임DB 이관 등에 합의한다면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을 좀처럼 굽히지 않고 있는데다 회사간 대립이 감정 싸움으로 흐르고 있어 막판 합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 업체의 경영진이 만났으나 게임DB 보상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서 협의가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비스 만료 한달 전인 이번 주말에 와이디온라인은 서비스 중단 사실을, 티쓰리엔터는 직접 서비스 사실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지할 계획이다.

 

두 회사가 사실상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하면서 오디션 이용자들의 불편과 혼란은 커질 전망이다. 당장 이용자들은 퍼블리싱 업체가 바뀌게 되면서 그동안 게임 정보가 한순간에 날아가게 됨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두 업체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해당 업체는 물론 게임 전반에 대한 이미지도 나빠지고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잊을만 하면 터지는 개발사와 퍼블리셔간 갈등이 또 한차례 불거지고 있다"라며 "가뜩이나 사행성과 중독성 논란을 겪으면서 게임 산업이 규제의 대상이 됐는데 이번 분쟁으로 게임을 바라보는 인식이 더 악화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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