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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걸어서 배운` 신흥국 금융시장 속사정

  • 2015.08.29(토) 16:44

육민혁 著 '증권사 다니는 옆집 형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글로벌 금융 탐방기'

아르헨티나의 시내를 걷다 보면 '깜비오'라고 외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깜비오는 환전이라는 뜻이다. 여의도의 증권맨 육민혁 씨는 아르헨티나에서 이 환전상들을 무심결에 따라갔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꼈다고 말한다. 다행히 그는 아무런 해도 입지 않고 풀려날 수 있었던 건 아르헨티나는 달러에 몹시 목말라하기 때문. 소중한 달러 고객에게 위협을 가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현직 증권맨 육민혁 씨가 체험한 '블루 달러'의 실상이다. 블루 달러는 아르헨티나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를 일컫는다.

 

아르헨티나 뿐 아니라 캄보디아, 터키, 러시아 등 나라에서 몸으로 체험한 금융 이야기를 담은 책(사진)이 최근 출간됐다. 저자는 발품을 팔며 수집한 금융 정보를 '옆집 형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글로벌 금융 탐방기'에 풀어 놨다. 동네 형이 옆에 앉아 들려주듯 금융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썼다. 뉴스나 책으로는 알기 힘든 국내외 금융이야기와 생소한 신흥 해외시장의 속사정을 깨알같이 풀어냈다.

 

인도네시아의 환전소에서 100달러짜리 지폐가 구겨진 정도에 값이 달라지는 이유, 경제위기를 맞은 그리스가 그대로 주저앉은 반면 터키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 등이 대표적이다.

 

육민혁 씨는 한 나라의 경제 수준을 알고 싶으면 그 나라의 은행을 방문해 보라고 귀띔한다. 건물, 인테리어, 서비스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가장 눈여겨 볼 것은 은행에서 주는 '달러 예금 금리'다. 달러 예금 금리가 높다면 그 나라의 신용이 나쁘다는 것을 뜻한다.

 

달러 예금 금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서 달러를 빌리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보유한 달러가 부족하면 이자를 높게 치르더라도 달러 예금을 유치하고 싶어하는 것. 은행에 달러가 마르는 이유는 그 나라 기업들이 수출해서 벌어들인 달러가 없거나 국민들이 정부와 은행을 믿지 못해 달러를 집에 보관하거나 해외로 빼돌리기 때문이다.

 

저자는 금융 지식이란 실험을 통해 결론을 얻거나 반복 훈련을 통해 완벽히 습득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체험담을 들으며 머리를 굴리다보면 살아 있는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이 책의 저자인 육민혁 씨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소시에테 제너럴(Societe Generale)증권과 HMC투자증권를 거쳐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은이 육민혁 /펴낸곳 지식과 감성# /242쪽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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