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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과 삼성중공업, 손은 잡았지만 부담은 여전

  • 2015.09.01(화) 15:46

삼성중공업, 성동조선 재무·노조 문제에 난색
위탁경영 대신 경영협력협약, 수위 낮춰 합의

수출입은행이 삼성중공업과 함께 성동조선을 공동 경영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인사와 노무 등 경영관리를 담당하고, 삼성중공업은 영업과 기술 부분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수출입은행은 애초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을 위탁 경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경영협력협약 수준으로 수위를 낮춰 합의를 이뤘다. 일각에서 예상했던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을 인수하는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1일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중공업과의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전날 오후 삼성중공업의 거제 조선소에서 만나 협약서에 서명했다.

이 행장은 "이번 협약 체결로 수출입은행이 수립한 중소 조선사별 맞춤형 구조조정 방안이 마침내 결실을 봤다"면서 "조선산업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구본익 성동조선 대표이사 직무대행,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수출입은행)


◇ 삼성, 성동조선 선박 수주와 기술 지원

협약의 핵심은 양사가 성동조선 경영을 분담하는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인사와 노무 재무 등을 담당하고, 삼성중공업은 영업, 구매, 생산, 기술 부분을 지원한다. 주요 현안은 양사와 성동조선 임직원으로 구성한 경영협의회를 통해 결정한다. 협약 기간은 4년으로 하되 추후 협의를 통해 3년을 연장할 수 있게 했다.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의 신규 선박 수주를 주선하는 등 안정적인 건조 물량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설계 등 기술 지원에도 나선다. 대신 성동조선의 설비를 활용해 유연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강성으로 알려진 성동조선 노조(노무) 문제는 수출입은행이 맡기로 했다.

홍영표 수출입은행 전무는 "이변 협약의 명칭은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협약'"이라며 "그동안 위탁경영이라고 알려졌지만, 위탁은 상대방에게 100%의 부담을 지우는 의미인데 수출입은행도 역할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성동조선 인수 방안 제외, 재무 부담 여전

일각에서 예상했던 삼성중공업이 추후 성동조선을 인수하는 방안은 협약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 행장은 "인수합병에 대한 것은 배제돼 있고, 계약한 것도 없다"며 "성동조선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을 계속 껴안을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위탁경영이 아닌 경영협력 협약을 맺음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의 재무적 부실에 대한 부담을 그대로 안고 가게 됐다. 이 행장은 성동조선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 가능성에 대해 "연내에 추가 자금 지원이 있겠지만, 규모가 클 것 같지는 않다"며 "내년부터는 추가 자금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또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채권기관들이 성동조선 지원에 발을 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손실을 보면 구조조정 과정에 협조를 안 하는 것이 있다"며 "잘 의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보험공사 역시 손실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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